이 세상에 인연 없는 것은 없다.

우주 삼라만상의 근본이 그러하듯 범중생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인구가 오십 억 가까이 되는데 왜 하필이면 너와 나, 생각하면 참으로 지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 형제의 인연, 부부의 인연, 도반의 인연, 스승과 제자의 인연, 12인연 얽힌 관계가 선의 인연과 악의 인연이 다를 뿐이다.

선의 인연은 봄에 좋은 땅에 좋은 씨앗을 심어 우순풍작(雨順豊作)하여 곡식이 잘 자라 가을에 수확이 많은 것이요, 악의 인연은 메마른 땅에 씨앗을 심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가뭄과 장마에 시달려 농사를 망쳐 가을에 수확이 없어 겨울에 비고파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니 순리(順理)와 역행(逆行)의 이치이다. 선과 악의 인연계(因緣界)가 이와 같다.

우주는 대천지(大天地), 우리 인체는 소천지(小天地)

우주를 축소한 것이 우리 인체이다. 우주에는 오기(五氣)가 있는가 하면 우리 인체에는 오장(五腸)이 있고, 우주에 1년 12개월이 있는가 하면 우리 인체에는 12경락이 있다. 또한 우주에 365일이 있는 반면에 우리 인체에는 365혈이 자리하고 있다. 우주에 존재한 모든 만물이 우리 인간을 위해 존재한 것이다.

우주에 84,000 명약이 있다. 뿌리로, 잎으로, 꽃으로, 열매로, 수염으로, 꽃가루로, 나무껍질로 약이 된다. 나무에서 사는 벌레, 매미, 개미, 지내, 지렁이, 뱀, 두더쥐,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동물들이 약 아닌 것이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약이 아닌 것이 없다.

이렇게 우주에 84,000명약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마음의 병, 육체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의 명약이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