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명법문] 안동 보경사 주지 오경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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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명법문] 안동 보경사 주지 오경 스님
  • 김우진
  • 승인 2018.03.02 17: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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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과 사법
사진:최배문

| 정법, 인과의 법칙

우리가 불교를 말할 때 정법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정법의 반대를 사법이라고 말하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정법이고 무엇이 사법 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진리, 즉 사실에 부합하는 것을 정법이라 하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사법이라 합니다. 그런데 경전에 의하면, 정법이 라고 할 때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인과의 법칙입 니다. 인과를 인정하면 정법이고 인과를 부정하면 사법이지요. “삿되다, 사견이다, 사법이다” 하면 인과를 부정하거나 잘못된 인과를 주장하며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른 인과를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바른 인과로 세상을 설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정법입니다.

파사현정 破邪顯正 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견과 사법 등 삿된 것을 깨트려 바른 것을 드러낸 다는 이 말은 진리를 드러내는 불교적 논리이자 방식입니다.

불교는 사상적으로 보면 관용적인 종교가 아닙니다.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사실에 부합 하지 않는 잘못된 생각을 철저하고 논리적으로 깨트려 바른 법을 드러내고, 그 바른 법을 따르도록 유도하여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과 안락과 이익을 얻도록 하는 것이 불교입니다.

인과를 부정한다는 것은 과학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과학이란 어떤 조건이나 원인 하에서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입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발달하지 못하였을때 인류는 대부분 그것을 신으로 설명하려 했습 니다. 그러나 아직 어떤 현상이 어떤 인연들에 의해서 발생하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과를 벗어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 므로 세상일을 인과로 아직 설명하지 못한다고 하여 인과를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세상의 유일한 진리는 이세상 모든 일들은 어떤 원인들, 즉 조건들에 의해서 발생하고 소멸한다는, 모든 법은 연기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부터 모든 자연현상, 사회현상, 인간의 길흉화복 등 모든 세상사들은 신의 섭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과관계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일절대적인 신은 필요하지도,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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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경 2019-03-27 10:41:40
정말 명쾌한 법문입니다. 인과법, 파사현정 등을알고 복을 비는 무조건적인 기도를 삼가하고 반성과 선행이 동반되는 발원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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