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견문록] 금강선원 기초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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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견문록] 금강선원 기초참선
  • 유윤정
  • 승인 2017.09.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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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심執心 집신執身, 마음 몸 운전 잘하는 법
사진 : 최배문

여기 수행수칙이 있다. 내려놓기(放下着), 지금 그리고 여기(卽今此處), 눈 가는 데 마음 두기(心存目想),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如實知見), 내 안 들여다보기(回光返照), 늘 깨어있기(惺惺寂寂).

『기초참선』 ‘일주일에 한 번 조용히 앉아 참된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 적혀있는 90쪽짜리 책 첫 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제31기 ‘기초참선’ 반의 교재다. 선원장 혜거 스님이 직접 지도한다. 고요하게 지금 여기 깨어있으며, 있는 그대로의 참된 나를 만나는 일. 제31기 기초참선의 첫 수업이 열리던 날, 수업을 기다리며 수행수칙을 세 번 내리 읽었다.

|    참선을 할 수 있는 몸과 정신을 키우는 훈련을 하다

9월 11일에 시작해 12월 11일까지, 14주 동안 참선의 기초를 배운다. 기초참선반은 매년 봄과 가을에 모집하는데, 15년 이상이 되었다. 평일인 매주 월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수업임에도 참가 인원이 마흔 명쯤 된다. 연령층의 폭도 20대부터 70대까지 넓다. 남성과 여성이 고루 앉아 있다. 초발심으로 모인 이 자리. 이 순간부터 도반이 된다.

혜거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기초참선은 참선을 할 수 있는 몸과 정신을 키우는 훈련이다.” 첫날, 교재와 함께 나눠준 A4용지에서는 기초참선반의 수행목표를 이렇게 설정하고 있다. “첫째,집중력·지구력·절제력·선정력 향상, 번뇌망상 다스리기, 삶속의 조화. 둘째, 기초를 철저히 다져 바르게 참선에 입문할 수 있도록 함.” 그래서 14주의 시간은 알차다. 

혜거 스님은 14주 중 10주에 걸쳐 자각종색慈覺宗賾 선사의 『좌선의坐禪儀』를 강의하고, 이어 수식관數息觀을 지도한다. 수업은 혜거 스님이 강의를 하고, 질의응답을 나누면, 참가자들이 30~50분가량 실참한다. 이후 수행일지를 작성하고 조별모임을 갖는다. 기초참선반의 수료를 앞둔 마지막 주에는 3일 동안 하루 세 시간씩 가행정진한다. 가행정진을 마쳐야 졸업이다. 기초참선을 마치고 나면 금강선원 시민선방에 방부를 들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초심자들을 선의 세계로 이끄는 혜거 스님은 탄허 스님의 제자로, 스승의 회상에서 대교과를 수료하고 역경을 보좌했다. 1988년 금강선원을 개원해 선방을 열어 참선을 지도했고 청소년을 위한 참선 프로그램도 꾸준히 개발해 왔다. 금강선원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은 기초참선을 비롯해, 참선 고급반, 능엄경, 화엄경, 일체유심조, 선하불교대학 등으로 혜거 스님이 모두 직접 맡고 있다. 종무소에 걸린 월간 계획표에는 수업을 제외하고도 일정이 빼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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