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병의 평화모니] 불국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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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의 평화모니] 불국토의 꿈
  • 윤구병
  • 승인 2017.07.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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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세중립 통일연방 코리아
윤구병 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 보리출판사 대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이다. 모두 보태서 열한 자다. 이 땅에서 오랫동안 가장 ‘영험’한 염불이었다. 지금까지 천 년이 넘게 읊어왔던 것이다.

‘영세중립 통일연방 코리아.’ 이것도 염불이다. 마찬가지로 열한 자다. 이제부터 영험해질 염불이다. 5년만 남녘과 북녘이 온 마음 다해서 너도나도 읊으면 이 땅이 머지않아 ‘불국토’가 될 염불이다. 아무 뜻도 모르고 무턱대고 읊어도 된다.

길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어로는 도道다. 길 대신에 선線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호남선, 경부선, 삼팔선, 휴전선. 호남선, 경부선은 제국주의 일본이 현해탄 건너 중국을 침략할 무기와 병력을 실어 나를 목적으로 깔기 시작한 철도다. 삼팔선과 휴전선은 이 땅을 동강 내서 남과 북을 갈라놓은 ‘강대국’(‘강도국’이라고 부른들 어떠랴.)들이 그어놓은 것이다. 1945년에 ‘미·소’가 그어놓은 눈에 안 보이는 이 죽음의 길 때문에 1953년 ‘정전선’이 ‘휴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바뀔 때까지 죄 없는 이 나라 사람들이 450만이나 죽었다. 그런데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休戰이라는 말 그대로 겉으로는 쉬면서 속으로는 다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북녘에서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남녘에서는 사드 포대를 배치하고 있다. 이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다 죽을 판이다. 새 염불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영세중립 통일연방 코리아.’

염불은 굳이 그 뜻을 미주알고주알 밝히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 누구나 읊어야 할 염불이니, 섣부르게나마 ‘이뭐꼬’를 밝히는 것도 좋겠다. 용수는 『중론中論』이라는 글을 썼다. ‘중도中道’를 밝힌다고 쓴 글인데, 이 글 잘못 읽으면 삼천포로 빠진다. (삼천포에 사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귀에 익은 말이니 너그럽게 받아들이시기 바란다.) 얼핏 들으면 야바위꾼의 ‘잘 봤다 못 봤다 말씀을 마시고’로 들린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없는 것이 없으니 다 있다.’

‘있는 것이 없으니 하나도 없다.’

‘없는 것이 있는 것이고 있는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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