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다시 싹틔운 시심(詩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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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다시 싹틔운 시심(詩心)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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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행자의 목소리

돌이켜 생각해보니 불교에 정식으로 입문해서 햇수로 무려 십 년이 넘도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내 자신을 정말 한번 깨우쳐 봐야지 하면서도 하루 하루 살아가는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날 이때까지(마흔다섯이 넘도록) 미루어 오다가 직장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왔다. 낯선 이국땅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 종교적이 되어 갔는가 보다.

큰 마음을 먹고 보스톤 근교에 있는 조그마한 절인 범어사에 첫걸음을 하여 처음으로 부처님 불상 앞에 백팔 배를 올리고 내 나름대로의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미국의 목조2층 가정집에 불상을 모시고 일요법회마다 모이는 신도분들이 열명 남짓하지만 수풀에 쌓인 주위는 너무도 맑고 조용하다.

그리고 곧 나는 비구니 서광 스님을 만나 그분의 체계적이고 심오한 불도를 만나 배우게 되는 인연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저 오랜 시간속으로 사라져 버렸던 시상(詩想)들을 하루하루 서광 스님이 가르쳐주고 있는 선의 명상을 통해 떠올리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내 자신의 실체를 떠올려 부처님이 먼저 깨닭으신 길을 따라가게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그동안 나에게서 잊혀졌던 시(詩) 작업을 시작해보려 한다. 뜻깊은 스님을 연호하면서 실제로 서광 스님께 띄워 보냈던 첫작업을 보내 드린다. 이제는 죽는 그날까지 불심과 시심이 살아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

스님에게(l)

스님,

올봄엔 뿌리없는 나무에서 싹이

돋아나네요.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흘러가고

바람속에 바람은 흘러가고

세월속에 세월이 흘러가고

나 속엔 또 다른 내가 흘러가네요.

스님,

올봄엔 꽃이 없는 나무에서

꽃향기가 피어나네요.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부터

한 마리-

노오랑 나비가 나타나

부처님 곁으로 날아가네요.

파아란 이국의 하늘

그리고 떠가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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