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없는 옷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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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없는 옷이 아름답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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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더하는 사람들|김재일 사단법인 보리 이사장, 사찰생태연구소장
▲ 김재일 소장, 조채희 국장(앞줄), 함께 일하는 도반들이 있었기에 그 모든 일이 가능했다

누구나 길을 걷는다. 인연 따라, 또 인연을 만들어가면서 길을 걸어간다. 가는 길이 힘들어도 묵묵히 세상에 빛을 더하며 걸어가는 이들을 보면 감동적이다. 김재일 선생(60세)이 바로 그런 분이다. 그가 폐암 말기 환자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짠했다. 무쇠도 아닌데, 이십여 년 동안 용을 썼으니 병고가 찾아올 수밖에 없었으리라. 세상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아픈 희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찾아간 가회동 15번지, 안국선원 옆에 둥지를 튼 그의 사무실[사)보리, 두레문화기행, 두레생태기행, 사찰생태연구소]에는 두레·생태기행 등의 책자와 수백 개의 비디오테이프가 즐비하다. 선구자로서의 그의 고단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흔적인 듯싶어 만감이 교차되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그동안엔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죽음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비로소 몸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몸뚱아리가 내 것이 아니고 수많은 생명체로 이루어진, 내게 잠시 맡겨진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지요. 자석으로 흙을 문지르면 달라붙은 게 이 몸이에요. 자석이 없어지면 가루가 흩어지는 것처럼 갖가지의 인연이 모여서 이 몸이 만들어졌지요.”

아프고 나서야 철이 조금 든 것 같다며 환히 웃는 그에게서 스님의 향기가 느껴진다. 요즘 위빠사나와 참선을 겸수하고 있는데, 아픔을 계속 보고 있으면 아픔에 가있던 생각들이 사라진다. 무아(無我)를 실감한다. 객관적으로 자기 몸이 보아지고 고통이 사라진다.

“이런 느낌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백일기도를 하는데 어느 순간에 내 몸이 쑥 빠져나가더군요. 몸 밖의 내가 목탁을 치고 있는 내 몸을 보고 환희로웠지요. 그 경계를 한참 즐겼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는 스님이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생명산필』, 『종이거울』 등 꾸준하게 책을 펴냈고, 각 지방 사찰의 생태를 조사하여, 현대불교신문에 108사찰순례 기고를 하고, 최근에는 조계종 주지스님들을 위한 교육(5주간), 생태지킴이 교육 등을 한다. 그 힘의 원천은 수행력에 있었다.

광덕 스님의 보현행원사상을 널리 펼치리라

“광덕 스님의 보현행원 사상은 제 삶의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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