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菊花)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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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菊花) 옆에서
  • 관리자
  • 승인 2007.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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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높은 하늘에 곱게 물든 단풍이 비치는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중에는 그윽히 서려있는 국화향기가 으뜸이다. 깊은 산 깊은 골에서 황금빛 단풍잎을 밟으며 인생을 관조하는 것도 좋지만 국화꽃을 볼 때마다 문득 떠오르는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선생의 「국화옆에서」라는 싯귀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꽃잎 잎새 하나하나에 서정(敍情)이 철철 넘쳐 그야말로 극치를 이루었다. 그러기에 나는 백자도자기에 새겨진 「국화옆에서」를 간직하고 있으며 문우나 친지들에게도 그것을 권하기도 하고 선물하기도 한다.

 한 평생을 하루같이 생활하면서 부모님을 잊고 사는 때가 많다. 부모님과 고향이 떠오를 때마다 청자속의 부모님 말씀을 생각하면서 또 백자에 새겨진 「국화옆에서」를 어루만지며 지난 날의 역경과 그리움을 달래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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