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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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
  • 관리자
  • 승인 200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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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뜨락

초심(初心)

마가렛 깁슨/옮긴 이·정영희

난 내가 말했던 것들,

공기 중의 내 숨결이나

하얗게 막힌 열쇠구멍과

점자 같은 것들만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는 개들을 들판에

풀어놓고 함께 달린다.

담벼락 가의 어스레한

나무 사이에서 그들은

다람쥐의 추억을 좇는다.

나는 바람을 좇다가

숨이 차, 텅 빈 눈 속에

쭈그리고 앉아,

움직이지 않는 시꺼먼

나무들이 둘러 서있는

서쪽 지역의 타는 듯한

차가운 공기를 반긴다.

목련의

허공으로 치켜든 가지에

지금도 붓끝 같은 꽃봉우리

달려있다.

머리 위 동쪽 가장자리에

재빠른 암청회색 구름들.

난 별들이 하늘에서

사라지고,

얼마 후 여명이

어디에서도 아이들을

결코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때까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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