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뜨락
초심(初心)
마가렛 깁슨/옮긴 이·정영희
난 내가 말했던 것들,
공기 중의 내 숨결이나
하얗게 막힌 열쇠구멍과
점자 같은 것들만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는 개들을 들판에
풀어놓고 함께 달린다.
담벼락 가의 어스레한
나무 사이에서 그들은
다람쥐의 추억을 좇는다.
나는 바람을 좇다가
숨이 차, 텅 빈 눈 속에
쭈그리고 앉아,
움직이지 않는 시꺼먼
나무들이 둘러 서있는
서쪽 지역의 타는 듯한
차가운 공기를 반긴다.
목련의
허공으로 치켜든 가지에
지금도 붓끝 같은 꽃봉우리
달려있다.
머리 위 동쪽 가장자리에
재빠른 암청회색 구름들.
난 별들이 하늘에서
사라지고,
얼마 후 여명이
어디에서도 아이들을
결코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때까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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