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나의 불교 입문기
내가 태어난 고향은 꽃피고 새울며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산촌이다. 관광지로 각광받는 불영계곡, 꼬불꼬불하고 아슬아슬하여 지독히도 불편스럽던 시골길이 지금은 시원스럽게 포장되어 뚫어져 있다.
불영사에서 이년 동안 스님네의 먼 발치에서 생활한 공덕으로 속리산 법주사에서 추담스님을 은사로 스무살 나이에 부처님 품안에 들게 되었다. 출가 후에도 늘 불영사 생활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내 인생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나의 마음의 눈이 뜨이게 된 첫 불교적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의 주지스님은 열반하신 혜진스님이었고, 선원의 입승스님으로 대중을 지도하신 분은 최근세 한국불교계의 존경을 받으셨던 지월(智月) 큰 스님이었다. 스님은 가끔 포행삼아 좀 떨어져 있는 극락전까지 오셔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하셨다.
차분한 모습, 인자하신 미소, 사바의 모든 소리를 잠재우고도 남을 그 나즈막하고 묵직한 목소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편안케 하고 스님의 마음속으로 우리들을 빠지게 했다.
스님의 수행인다운 그 모습은 수행인의 표본이셨고 대중의 사표로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어릴 때 나의 이 마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스님은 그동안 만난 많은 나의 인연 있었던 어른 스님 가운데 내 마음에서 잊혀지지 않는 한분이시다.
스님은 늘 하시는 말씀이 미소를 지으시며 “좋은 보살이십니다. 그저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부르는 이놈이 뭘꼬? 생각하시오. 그리하면 좋은 일이 있지요” 하셨다. 늘 우리들을 향해 하시는 말씀은 한결같이 이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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