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악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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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악수할까요?
  • 관리자
  • 승인 200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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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반가워요, 불교! (1)

며칠 전 한적한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한 손에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팻말을 든 남성이 멀리서부터 걸어왔습니다. 그를 발견하고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는데 이 사람은 그런 나를 향해 다가와 전단지 한 장을 건네었습니다.

“사양하겠습니다. 나는 종교가 있습니다.”

내가 거절하자 그는 의외로 선선히 나를 떠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러다 그는 다시 내게 와서 전단지를 내밀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마침 버스가 와서 올라탔는데 그 사람도 함께 탔습니다. 그는 버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더니 또다시 내 앞으로 와서 정중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권해 보겠습니다.”

나도 역시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대답하며 받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설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고약하게도 앙칼진 대꾸가 내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담담한 표정을 짓고는 조금 떨어진 빈자리를 찾아가 앉았습니다. 물론 그는 속속 버스에 올라타는 승객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는 일은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오는 길이 참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가장 먼저 그의 막무가내식 종교권유가 불쾌하였습니다. 그리고 버럭 화를 내버린 내 자신의 경솔한 태도에 속이 상했습니다. 게다가 그토록 자기의 믿음에 열정을 가지고서 타인들에게 열심히 권하는 그 남자가 샘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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