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 경영] 관계 맺어 조화 세상을 만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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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경영] 관계 맺어 조화 세상을 만드는 길
  • 이언오
  • 승인 2016.09.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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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경영, 행원行願으로 관계 맺어 조화 세상을 만드는 길

잘못된 만남과 연결로 인한 고통이 극심

이유 없이 타인을 해치는 ‘묻지마 살인’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동기가 모호하고 만남은 우연인데 결말은 극단의 악연. 어쩌다 마주친 행운을 뜻하는 영단어 세렌디피티serendipity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어리석은 중생은 가해자가, 불쌍한 중생은 피해자가 되었다.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서로 고통을 주고 혹은 외톨이로 살아간다. 다들 원해서 사람 사이를 조직·기술로 이어 놓고서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기업·정부에 속한 사람들은 조직이 주는 특혜를 누린다. 수입 발생이 주기적이며 금액은 안정적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구조조정 근로자들이 해고를 겁내고 수십만 명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조직 방어막이 없는 개인, 소상공인, 공동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조직은 소속 여하에 따라 신분이 달라지는 현대판 카스트이다. 부처님이 해체를 주창했던 카스트가 조직으로 되살아나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다.

조직은 기술을 활용해서 강력한 연결망을 구축했다. 그로 인해 기업에의 돈 쏠림, 정부에의 권력 집중이 심해졌다. 인위적 기술로는 연결할 수 없고 연결해서 안 되는 것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마음은 미묘해서 자연은 생명이어서 그러하다. 그런데도 조직은 기술로 마음과 자연을 연결하려 든다. 정신 피폐, 인간 소외, 자연 파괴는 조직의 오만과 기술의 오류에서 비롯되었다.

불교의 핵심은 연기법緣起法이다. 서로 의존해서 존재·생멸한다는 가르침이다. 인연은 원인·결과의 일방향 관계, 연기는 존재·생멸의 상호의존성을 말한다. 연기 관점에서 불법은 구슬이 꿰어지듯 하나로 회통한다. 보살행과 승단규약은 연기에 부합하는 실천 지침이다. 수행은 연기 체득을 통한 대자유의 삶을 지향한다. 연기를 바로 보고 그에 맞게 살아야 연결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은 부처님 당시보다 연결이 한층 복잡해진 탓에 그것을 바로잡으려면 멀고 힘든 길을 가야만 한다.

연결경영은 행원行願으로 관계 맺어 조화 세상을 만드는 길이다. 연기법에 비추어 보면 고통의 치유방안이 밝게 드러난다. 주체의 상相, 행위의 상常이 없는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하면 된다. 조화는 역동성과 항상성이 동적 균형을 이룬 것이다. 기업·정부는 조직·기술의 역동성에만 치우쳐 악순환에 빠져 있다. 불교계는 항상성에 머물러 정체되어 있다. 연기에 역동성·항상성을 통섭하는 원리와 방편이 들어있다. 절실한 행원을 세워 느슨한 상생관계로 기업·공동체 공존, 연결 혁신, 인간·자연 조화를 추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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