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즐겁고 너나없이 좋은 부처님 나라
상태바
한결같이 즐겁고 너나없이 좋은 부처님 나라
  • 불광출판사
  • 승인 2016.04.11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대상이라는 한자어로 옮긴 그것들을 영어로는 오브젝트object라고 부르고, 불란서어로는 오브제objet, 독일말로는 게겐슈탄트Gegenstand라고 이르는데, 이 말은 라틴어 오브이엑투스obiectus에서 나온 말이고, 이 말은 오브이케레obicere의 과거분사입니다. 참 낯선 문법용어지요. 오브이케레는 ‘가로막고 있다’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걸림돌이지요. 우리 눈을 가로막는 것들(색) 때문에 우리는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 없습니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걷어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눈앞이 탁 트일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것은 빔이 아니고,’(색불이공) ‘빔은 것이 아니다.’(공불이색), ‘것이 곧 빔이고,’(색즉시공) ‘빔이 곧 것이다.’(공즉시색)입니다.  이것저것이 우리 눈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소리가 그다음이지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거리를 우리는 가청거리라고 하는데 그 거리를 벗어나면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거리는 그보다 짧고, 맛은 혀끝에 닿아야 하니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살갗에 닿는 것은 더 그렇지요.

이렇게 따지자면 얼(의)에 닿는 결(법)은 혀나 살갗에 닿는 것보다 더 바짝 다가서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이것은 우리가 ‘이게 뭐지?’(시심마) 하고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야말로 얼결에 우리 머리와 가슴을 사로잡습니다.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 없고 뿌리칠래야 뿌리칠 수도 없는 이것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아 거기에 휘둘리다 보면 우리는 순간순간 얼빠지고 넋 나간 짓을 하게 되지요. 

한결같은 마음자리라고요? 멍멍! (개소리라는 뜻입니다.) 한결같은 마음(일심), 한결같은 맛(일미), 다 헛소리입니다. 그런 거 없어요. 우리가 그 뜻을 알고 입 밖에 내든 모르고 지껄이든 가리지 않고 툭 하면 내뱉는 말 가운데 ‘일미진중함시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티끌 하나가 온 누리를 머금고 있다는 말인데, ‘함含’이라는 한자에는 머금는다는 뜻도 있고 삼킨다는 뜻도 있습니다. 이 티끌 가운데 티끌이 입을 벌려 꿀꺽 삼키면 그 혀끝에 닿는 맛이 한맛(일미)일 텐데, 티끌 하나가 바늘 끝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티끌의 티끌들에게는 그 티끌이 차지한 자리가 삼천대천세계만큼 넓겠지요.

어떤 실없는 중생이 다음처럼 술주정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여시아문)

바늘 끝에 앉은 티 끝에 앉은 티
주둥이 쩍 벌려 들숨날숨
들숨에 시방세계 꿀꺽 날숨에 허공 퉤퉤
산 티 있어 산 숨 삼키고 내뱉을 적
삼키니 한 맛이요 
뱉으니 한 마음이구나
그 맛, 그 마음 한결같지 않구나
갈래갈래 흩어져
산 숨 쉬는 산 티들
온 누리에 가득하구나
자벌레가 허공을 재고 
장구벌레가 하늘 끝 맴도는구나
얼라리 꼴라리(나무아미타불)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