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단상]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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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단상]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어라
  • 문태준
  • 승인 2015.11.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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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동산에 과일나무를 심어라. 나무에는 그늘이 많고 시원해서 여러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다. 다리를 놓거나 배를 만들어서 강을 건너가게 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라. 이런 것은 복을 짓는 좋은 일이다. 이렇게 하면 그 공덕은 밤낮으로 자라고 재산도 늘어날 것이다.” 이 가르침은 보시에 관한 것이다. 보시의 내용이 세세한 세목들이고, 지금의 시대에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내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내가 나선다는 것은 내 것의 일부를 내놓는다는 뜻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내 것의 일부를 내놓는 것이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보시의 습관이 없는 사람에게는 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것은 마치 어떤 물건이 있다고 할 때, 그것을 옮기는 이가 체감하는 육체의 피로도가 각각의 사람들에게 달리 느껴지는 것과 같다. 매일매일 근육을 단련한 덕에 힘이 아주 좋은 역사力士에게는 식은 죽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쉬운 일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 장의 벽돌도 산山처럼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전에서는 보시를 행해야 한다는 당위뿐만 아니라 보시를 하는 이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가령 배가 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라고 말씀하면서도 이렇게 우리들을 설득한다. 만약 우리가 가난한 중생을 만나지 못했다면 자비의 마음이 생겨날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자비의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보시를 할 마음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먹을 것과 수레, 옷, 침구, 등불 등을 보시할 기회조차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인즉 보시를 행하게 하는 그 인연에 감사한 마음을 앞서 가지라는 것이다. 동시에 보시를 하면서 상相에 집착함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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