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부와 가난을 보는 붓다의 눈 / 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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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부와 가난을 보는 붓다의 눈 / 마성
  • 마성스님
  • 승인 2015.08.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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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부에 대한 부처님 말씀

특집 :  가난과 부,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는가?

빈자일등, 무소유 등의 단어는 불교와 가난을 공통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오히려 생산 활동에 힘쓰라 했고, 재화 모으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셨습니다. 많은 경전에서도 재물의 공덕을 적고 있습니다. 심지어 죽는 괴로움보다 가난의 괴로움이 더 크다고 말씀하십니다. 『금색왕경』에서는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어떤 법을 괴로움이라고 하느냐? 이른바 빈궁이 이것이요. 어떤 괴로움이 가장 무거운가? 이른바 빈궁의 괴로움이라. 죽는 괴로움과 가난한 괴로움 두 괴로움이 평등하여 다를 것이 없나니 차라리 죽는 괴로움을 받을지언정 빈궁하게 살지 않는 것이 마땅하리.”

지금은 돈이 종교인 시대입니다. 모든 종교도 돈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돈은 종교뿐 아니라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불교인의 마음과 생활양식은 어떠해야 하는지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돈이 주인이 된 자본주의 세상에서 불자는 어떻게 재물을 대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을 찾고자 이번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 편집자 주

부와 가난을 보는 붓다의 눈 / 마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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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세상을 명확하게 바라보는 힘 / 김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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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적 특성 가운데 하나가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다. 라틴어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경제적 인간economic human’이라는 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다 많은 재화財貨를 획득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동물들은 필요 이상의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근원적인 이기심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먹이를 더 많이 저장하려고 한다. 그때부터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이처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끝없는 욕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경제적 동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붓다는 경제적 불평등을 잘 알고 있었다
원래 자본주의capitalism는 개인적 소유의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사실 자본주의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자본에 의한 이윤의 추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는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 활동과 사유재산 제도를 보장한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다른 말로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이익이다. 기업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다. 때문에 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부자와 빈자 사이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으며, 국가 간의 빈부격차도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는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인간과 환경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인간의 끝없는 탐욕심을 더욱 조장시켜 인간의 정신을 황폐화시킨다.
 
붓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 인류는 자멸하고 만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실제로 붓다는 우선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베풀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을 불교용어로 ‘보시布施’라고 한다. 보시의 원어 ‘다나dāna’는 ‘베풀다’, ‘나누어주다’, ‘분배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붓다는 기회 있을 때마다 보시布施·지계持戒·생천生天을 강조했다. 이것은 베풂과 절제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라는 뜻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삼론三論이라고 부른다.
 
붓다는 가난을 찬양하지 않았다. 가난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괴로움이기 때문이다. 붓다는 『금색왕경金色王經』에서 “어떤 괴로움이 가장 무서운가 하면, 빈궁의 괴로움이다. 죽는 괴로움과 가난한 괴로움 두 가지가 모두 다름이 없으나 차라리 죽는 괴로움을 받을지언정 빈궁하게 살지는 않으리라.”(『大正藏』3, p.389c)고 설했다. 또한 붓다는 『전륜성왕사자후경轉輪聖王獅子吼經』에서 가난이 범죄와 타락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DN Ⅲ, p.65f.) 가난은 인류의 적이다. 그래서 붓다는 당시의 통치자였던 왕들에게 범죄자를 징계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대신 모든 백성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범죄는 점차 줄어들고 평화로운 사회가 건설된다고 왕들에게 충고했다. 이러한 붓다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매우 유용한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 붓다는 가난을 예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붓다는 결코 가난을 예찬하지 않았다. 붓다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재가자들에게 재산이 있어야 자신을 지킬 수 있고, 다른 이웃도 돌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붓다는 오늘날의 재벌 총수에 해당되는 아나타삔디까(Anāthapi.n.dika, 給孤獨)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부모를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아들과 아내와 하인과 일꾼들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친구와 친척들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장자여, 이것이(네 가지 가운데서) 첫 번째이니, 그가 합리적이고 알맞게 재물로써 행한 것이다.(AN Ⅱ, pp.67-68)
 
이와 같이 재가자에게 있어서 재물은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다. 재물이 없으면 궁핍의 고통을 면할 수 없다. 재물이 있어야 나와 친척과 이웃에게 안락을 주고, 성자들을 공양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재가자는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부유하고 풍요로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 붓다는 이 타고난 인간의 본성을 잘 알고 있었다. 붓다에 의하면, 이것은 바람직하고 소중하며 즐거운 것이지만 얻기는 어려운 것이다. 한 개인이 부유하고 풍요해지면, 그는 자신의 친척들과 스승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장수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만으로는 재생을 믿는 한 개인의 삶을 행복하고 성공적이며 완전하게 만들지 못한다. 재산과 좋은 평판과 장수의 성취와 함께 그는 육신이 스러지면, 저 세상에서 행복한 목적지, 하늘세계(天界)에 이르기를 바란다.(AN Ⅱ, p.66)
 
이 설명에 따르면, 경제적 여건은 완전하고 만족스런 삶을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경제적 여건이 튼튼하고 안정되지 못하면, 그 개인은 어떤 희망도 없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자신의 모든 희망과 전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그의 재산이다. 평판과 장수 및 사후의 행복한 목적지는 재산의 결과로써 생기는 조건이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이 얻기는 어렵다.
 
한때 디가자누Dīghajānu라는 사람이 붓다를 찾아와 말했다. “세존이시여, 우리는 처자식과 가정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희들에게 현세와 내세에서의 행복에 도움이 될 어떤 가르침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붓다는 이 세상에서 인간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네 가지가 있다고 그에게 말했다.
 
 
| 붓다가 말하는 행복한 경제활동
첫째, 자신이 종사하는 어떤 직업에서든 능숙하고 효율적이며, 근면하고 활동적(uttāna- sampada, 勤勉具足)이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잘 알아야 한다. 둘째, 이마에 땀을 흘리며 정당하게 벌어들인 자신의 소득을 보호(ārakkha-sampada, 守護具足)해야 한다. 이것은 도적들로부터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모든 생각은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여 이해해야 할 것이다. 셋째, 믿음직스럽고 학식 있고 덕망이 높고 도량이 넓고 지적인 좋은 친구(kalyāna-mitta, 善友)를 사귀어야 한다. 그런 친구는 자신을 악에서 벗어나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넷째,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자신의 소득과 비례해 합리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즉 너무 탐욕스럽게 축재해서도 안 되며 너무 낭비해도 안 된다. 바꿔 말하면 자신의 분수에 맞게 생활(samajīvitā, 等命)해야 한다.(AN Ⅳ, pp.281-283)
 
위 경전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재산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의 어떠한 미래의 꿈도 실현할 수가 없다. 재가자의 삶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는 바로 경제적 안정이다. 붓다는 인간 사회에서 재산이 미치는 두드러진 역할을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붓다는 경제적 조건은 개인과 국가의 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부유하고 풍요로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렇다고 해서 붓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집착으로 축재蓄財하는 것을 찬양하지도 않았다. 과도한 부는 오히려 타락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난이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또한 과도한 부도 타락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붓다는 자신의 분수에 맞게 생활하는 중도적 삶을 권장했다. 끝으로 사회의 번영을 위해서는 먼저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 붓다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다.
 
 
마성 스님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겸임교수. 스리랑카팔리불교대학교 불교사회철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태국 Mahachulalongkornrajavidyalaya University 박사과정을 수학했으며, 현재 팔리문헌연구소장이다. 저서로는 『마음비움에 대한 사색』 등이 있으며,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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