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철쭉처럼 끊임없이 화려하게 피었다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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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철쭉처럼 끊임없이 화려하게 피었다 지는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8.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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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토지』

작가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자아실현을 위하여 글을 쓰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쓰라린 고통을 잊기 위하여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 후자의 작가는 마치 목구멍을 막은 가래침을 뱉어내듯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원고지에 쏟아놓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 글을 쓴다. 그래서 그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질병을 치유하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0자 원고지 4만여 장, 작가로서의 삶을 바치다
박경리는 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녀는 자신의 출생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일찍이 아버지에 대해서는 증오심을, 어머니에 대해서는 연민과 경멸을 느끼면서 자랐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듯한 고독 속에서 책과 공상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박경리는 기회있을 때마다 “나는 슬프고 괴로웠기 때문에 문학을 했다.”고 잘라 말하였다. 남달리 괴롭고 쓰라린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어찌하여 빙벽에 걸린 자일처럼 내 삶은 이토록 팽팽해야만 하는가.”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박경리가 발표한 많은 작품 가운데에서도 『토지』는 작가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일 뿐더러 한국 현대 문학사에 우뚝 서 있는 고전이기도 하다. 1969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제5부를 모두 완성할 때까지 무려 2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6년이라면 작가로서의 삶 거의 전부를 바치다시피 한 셈이다. 이 작품을 위하여 그녀가 쓴 원고지 분량만도 200자 원고지로 무려 4만여 장에 이른다. 작품을 양적인 길이에 따라 장르의 특성을 규정짓는다면 『토지』는 대하소설이다. 모두 5부 15권인 이 작품은 장편 소설로 일컫기에는 그 스케일이 너무 크다. 이 작품의 장르를 굳이 구분 짓자면 역사 소설, 농민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밖에도 풍속 소설이나 사회사 소설로도 나눌 수 있다. 

대하소설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 흔히 그러하듯 특히 『토지』는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무척 넓다. 시간적으로는 1897년 한가위부터 1945년 8월 해방에 이르기까지 반세기에 이르는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의 격동기를 다룬다.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 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의 대립,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탈, 민족 운동과 독립 운동, 그리고 광복에 이르기까지 민족 수난의 세월이 그야말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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