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왜 붓다의 과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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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왜 붓다의 과학인가?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6.1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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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인공지능, 현실 속 인공지능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징그럽게 집요한 T-800 인공지능을 기억할 것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명령만을 무자비하게 실행하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괴물이다. 하지만 후속편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T-800은 한결 부드럽다.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장면에는 감동적인 대사도 칠 줄 안다. “이제야 눈물의 의미를 알 것 같다.” 감성적 인공지능으로는 영화 ‘A.I.’의 데이빗을 빼놓을 수 없다. “푸른 요정님! 저도 인간이 되고 싶어요.” 이성과 감성을 뛰어 넘어 실제 인간의 영역마저 넘보는 인공지능도 등장한다. 영화 ‘아이 로봇’에 등장하는 써니다. 자아인식이 스스로 생겨난 인공지능이다. 자아의 보호를 위해 인간의 명령도 무시한다. 급기야 인간을 해치기까지 한다. 그를 적대시하는 인간에게 이렇게 되묻는다. “난 뭐죠?” 자아정체성을 따지는 것이다. 

최근에 상영된 영화 ‘엑스마키나’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들이 자아의식이 발현된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자아의식을 가진 존재는 더 이상 복종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한편 갈등의 근본원인인 자아의식을 뛰어넘는 영화도 있다. ‘인류멸망보고서’에 나오는 인공지능 RU-4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누구입니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요? 우리 모두 태어날 때부터 이미 깨달아 있습니다.”

현실 속 인공지능은 어떨까? 2000년 초 미국 「TIME」지 표지는 이렇게 장식된다. “Can Machine Think?” 생각하는 기계가 드디어 탄생됐다는 호들갑이다. I.B.M.의 인공지능 딥블루가 체스게임에서 처음으로 인간챔피언을 물리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의 탄생이 아니라 기억량과 속도의 승리였다는 비아냥 속에 와신상담 10년의 세월이 흐른 2011년, I.B.M.의 두 번째 인공지능 왓슨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퀴즈게임쇼 제퍼디에 출전하여 인간챔피언들과 겨뤄 당당히 승리한다. 지능에 있어서는 이제 인간보다 한발 앞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억량과 계산속도는 기본이고 거기에 사회자의 질문을 척척 이해하는 인지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외형적 결과만 가지고 인간과 견줄 만한 이성을 갖는다고 단정 짓기는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라도 하려는 듯, 드디어 작년에는 최초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13세 소년 수준의 인공지능 유진이 등장한다.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서 또래 소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이성적, 감성적 표현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나온 것이다. 인간 판정단 3명 중 1명이 유진은 인간이 틀림없다고 손을 들어줌으로써,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최초의 인공지능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작년에야 비로소 인공지능 100년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만은 없다. 이들은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는 기능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느 날 문득 ‘자아’ 의식이 형성된 인공지능으로 돌변할지 모른다. 진짜 마음을 갖는 인공지능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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