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당신에게 출가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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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당신에게 출가를 권합니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2.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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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혁명, 출가

아픈 시대다. 너나 할 것 없이 너무나 아프지만 호소할 곳마저 없어 더 아픈 시대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신문 지상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대형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에는 아픈 이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는커녕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태마저 심심치 않게 마주하게 된다. 청년은 청년대로, 중년은 중년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이 사회 어디를 둘러봐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세상을 향해 불교계가 내놓은 해법은 출가다. 처음에는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까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프로그램을 준비한 주최측마저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 힘들 정도였다. 출가가 무엇이기에, 출가에서 무엇을 찾고 싶었기에 사람들은 절집 문턱을 넘은 것일까?

| 출가를 향한 뜨거운 관심
출가 프로그램의 시초는 월정사다. 2004년 ‘단기출가학교’라는 이름으로 출가 프로그램이 처음 시행됐다. 시행 첫 해부터 단기출가학교는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기의 성공 이후부터는 단기출가학교에 들어가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2004년 12월에 있었던 단기출가학교 3기 당시에는 접수를 시작한 지 10일 만에 조기 마감됐다. 모집인원 80명(일반 60명, 중고등학생 20명)의 네 배에 가까운 3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탓이었다. 

단기출가학교의 인기는 요즘도 여전하다. 매 기수를 모집할 때마다 평균 경쟁률이 3:1을 웃돈다. 이런 현상이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12년 조계종 교육원이 처음 개최한 청년출가학교에도 40명 정원에 270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7:1에 가까운 경쟁률이다. 다음해인 2013년에도 전국 각지에서 80명이 몰려들었다. 수원 봉녕사 여성단기출가도 마찬가지였다.

출가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일정이 혹독하다. 결코 만만하게 볼 게 못 된다. 기본적으로 출가자들의 생활 패턴을 따라가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템플스테이를 떠올렸다가는 큰 코 다친다. 새벽 3시 반에 기상해 3,000배를 하거나 10,000배를 하기도 한다.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의 경우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 자갈길을 삼보일배로 순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출이나 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가족과의 면회도 불가능하다. 정해진 규율을 어기면 엄한 경책이 따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가 프로그램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출가학교를 이끌었던 법인 스님(일지암 암주)은 “나의 삶을 찾고 싶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15년 현재의 사회는 지나치게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 보니 ‘피로사회’, ‘과로사회’, ‘자기절제사회’, ‘탈감정사회’ 등 갖가지 사회학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출판계에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단행본만 40종이 넘는다. 문제는 이런 분석들이 대체로 부정적인 결론을 담고 있다는 것. 그만큼 우리 사회는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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