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불교와 인연을 맺기 좋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방공연이나 촬영을 갔을 때, 인근의 절을 찾아가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확률이야 절을 찾아다니는 게 훨씬 높겠다만, 기억 속에 깊은 각인을 남기는 건 후자다.
사실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딱히 보여줄 인연이란 게 별로 없다. 물론 한 생을 살면서 보냈던 지난 시간들을 탈탈 털어보면, 짧은 기억의 조각 하나 없을 수야 있겠는가. 하지만 아무 기억이나 꺼내놓고, 이게 불교와의 인연이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왕이면 좀 멋들어진 인연담 하나쯤은 꺼내놔야 체면이 서지 않을까. 딱히 보여줄 인연이 없다는 건 그런 연유다.
최근에 막을 내린 연극 한 편은 내 인생에서 잠시 뒤적거려볼 아주 괜찮은 인연이었다.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라는 작품인데, 1980년대 초반에 초연된 후 수차에 걸쳐 무대 위에 오르는 대표적인 창작극이다. 연극계의 둘도 없는 단짝 강영걸 연출가와 이만희 작가의 데뷔작이자, 동시에 대표작이기도 한 작품이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에도 나는 이 연극의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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