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침미소 목장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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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침미소 목장 우유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4.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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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만들어내는 건강함을 위하여

제주 월평동, 우거진 숲 어둑한 비포장 길을 지나면 동화 속 배경 같은 아늑한 하얀 집과 더불어 너른 초원에 한가롭게 젖소들이 풀을 뜯는 풍경이 있다. 이곳이 이성철, 양혜숙 씨 부부가 평생 교육자로 사신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어 대를 이어 일궈온 아침미소 목장이다. 1976년 제주도에 176두의 젖소가 처음 들어왔지만 이곳 목장의 10두만 유일하게 살아남아 제주 낙농업의 모태가 되었다. ● 고교 교장을 지낸 이성철 씨의 아버님은 명문대 진학보다 고향 땅을 일구고 생명을 살리는 낙농을 꿈꿨던 아들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산을 좋아해 히말라야 원정을 다녀오기도 했다는 이성철 씨. 그의 30여 년 낙농의 삶은 아무리 험해도 반드시 두 다리로 올곧게 땅을 딛고 올라야 하는 산행의 겸손함을 닮았다. 7만 평 땅에 사는 80두의 젖소. 이 비율은 젖소들이 ‘생산도구’가 아닌 ‘생명’으로 대접받는 증표가 된다. ● 외환위기로 제주도 내 70%의 낙농가가 망하는 위기 속에서도 이성철 씨는 새벽 첫 비행기와 저녁 마지막 비행기로 수원을 오가며 수제 요구르트와 치즈 기술을 배웠다. 젖소들과 함께 사는 평화로운 목장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애’의 발로였다. 가장 신선한 우유로 만드는 요구르트를 탐내는 대기업의 대량 생산 제안을 고민 끝에 거절한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정성이 분산되면 건강한 요구르트와 치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무심한 듯 나누는 두 부부의 조용한 이야기 속에서 ‘무소유의 넉넉함’을 실천했던 아버님의 마음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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