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사에서 마주한 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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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에서 마주한 세 문장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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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진영의 영월 법흥사 템플스테이

소설가 최진영의 영월 법흥사 템플스테이

53 행복찾기 우리절에 안기다.jpg

새벽 두 시까지 술을 마셨다.
잠이 오지 않아 오래 뒤척이다 겨우 눈을 붙였고,
꿈의 문고리만 매만지다 눈을 떴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적당히 싸늘한 겨울 공기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
이 정도의 햇살이라면, 뉴스 속 기상 캐스터 언니가
고기압의 이름을 여러 번 불렀겠구나 싶었다.
골목길을 타박타박 내려오는데,
집집이 달린 배수구에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환한 햇볕이 딱딱하게 언 눈을 녹이고 있었다.
겨울과 봄의 대지를 이어주는 시냇물 소리처럼 들렸다.
법흥사로 향하는 아침이었다.

4-2 가로.png

적멸보궁은 ‘온갖 번뇌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란 뜻이었다.
적.멸.보.궁. 네 글자를 마음으로 또박또박 읊으며 내 마음을 채운 번뇌와 망상에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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