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는 기술이 아니라 길[道]을 따라 걷는 것이다.
검도의 핵심은 기검체일치氣劍體一致다. 기(기합, 정신)와 검과 몸이 하나가 되어 검을 내려칠 수 있어야 막 검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날카로움이 칼끝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야 내려칠 때 자신을 잊을 수 있다. 검심일여劍心一如가 여기에 있다. 검과 내가 하나 되어 복잡한 세상을 잠시 떠난다.
검도의 동작은 고작 네 가지뿐이다. 제1동작, 2동작, 3동작, 빠른 머리치기. 이 네 가지 동작이 검도의 시작이자 끝이다. 유재주 관장의 ‘한얼검도관’을 찾았을 때 관원들은 죽도를 꺼내들고 있었다. 제3동작에서 시작해 역순으로 빠른 동작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가장 중요한 건 빠른 머리치기 동작이다. 죽도로 자신의 등을 때린 후 정면으로 내리치는 이 동작은, 검도에 들어선 지 31년째인 유 관장도 매일하는 동작이다.
빠른 머리치기 동작을 수백 번 하다 보면 머릿속에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죽을 정도로 힘들다. 그러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잡념은 사라지고 내려치고 있는 자신만 온전히 남는다. 반복에서 나오는 깨달음은 속이지 못한다. 인간의 성장이 그 안에 있다.
“검도는 단순한 운동입니다. 기본이 대단히 중요하고 고지식하다 싶을 정도로 기본을 끊임없이 반복해요. 반복하는 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고 어느 경지가 지나면 대부분 무언가를 마음속에서 느끼기 시작합니다. 반복의 반복을 통해 정신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이죠. 칼을 연습하다보면 수련이 아니라 수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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