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본질을 보여주는 탁월한 힘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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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본질을 보여주는 탁월한 힘 은유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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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를 통해 상담을 한다고 하니까, ‘은유와 마음’ 상담을 문의하는 사람들 중에는 문학적 소양이 필요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나 은유는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대부분 은유이기 때문에 실상 우리는 은유의 달인인 것이다.

 
| 은유는 어렵지 않다

일상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말 중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말도 은유이다. 그것은 실제 병원균이 아니라 우리 몸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처럼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문적인 용어보다 훨씬 더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덩달아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프로그램도 ‘백신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고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와 ‘백신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은 컴퓨터의 작용 방식을 실제 우리 몸과 병원균, 치료제가 작용하는 방식에 비유하여 이해하는 우리 인간의 사고 기제를 보여준다. 최근 인지언어학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고 과정은 이처럼 은유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은유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은유와 마음’ 상담에서는 나무나 자기와 닮은 물건에 빗대어 자신을 은유해보라는 것 외에 다른 요구를 하지 않는다. 바로 자기 이야기를 써보라고 하면 막연하지만, 나무나 자기를 닮은 물건을 찾아 이야기를 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나와 닮은 것을 가지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이 고민하던 문제가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그 속에서 놀랍게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되고 은유를 통해 자기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게 된다. 더구나 은유로 말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을 필요도 없어서 안전하다.

은유는 객관적인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주관적인 입장을 보여주면서 어렵지 않게 마음의 작용 방식과 특징을 포착해낸다. 일상적인 언어로 마음의 문제를 설명하는 것보다 더 쉽고 더 직관적으로 문제의 본질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마음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을 구할 수 있다. 일찍이 폴 리쾨르가 감탄한 것처럼 은유는 사물의 본질을 보여주는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다.
 
| 은유를 통한 스토리텔링의 첫 단계 욕망을 바로 보기

한 번은 참가자 두 사람이 동일한 은유를 사용한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을 닮은 물건을 찾으라고 했더니 가방이라고 대답했다. 같은 은유였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주관적인 의미는 전혀 달랐다. 한 사람에게 가방은 여행과 관련된 상징이었으나 또 다른 참가자에게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상처 입은 자아를 꽁꽁 숨기는 공간이었다. 이 여성의 경우, 실제로 가방 속에 온갖 잡동사니를 다 넣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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