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만 해도 귀농이란 말이 없었어요. 도시에 왔다가 다시 농촌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 됐죠. ‘이촌향도離村向都’라고 해서, 교육이나 취업을 위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하는 것이 사람이 사는 방식이었어요. 자본주의 산업사회 문명이 사람들에게 제시한 삶의 패턴이죠. 그런데 현대문명이 가져온 도시화・산업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믿고 달려오다가 브레이크가 걸리게 됩니다. 현대문명이 지속가능한 생존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다는 문명전환적 문제의식이 생긴 거죠. 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안적인 삶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로 몰리게 된 겁니다. 다양한 대안의 삶 중 하나로 귀농・귀촌이 선택되고 있는 것이죠.
자본이 집중화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이상 일자리를 늘릴 수 없어요. 자본집중은 기술집약을 의미하며, 현대사회가 이룬 과학기술혁명은 효율성을 따지며 사람을 적게 쓰는 것으로 등식화되었습니다. 60・70년대만 해도 70% 이상이 농촌에서 농업을 바탕으로 살았어요. 이후 처음에는 구로공단, 남동해안지역의 산업공단 등 2차 산업에 수백만 명이 몰렸어요. 그것이 흔들린 게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산업자동화며, 2차산업에서 내쫓긴 사람들이 갔던 곳이 각종 서비스산업, 유통업 등 3차산업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컴퓨터를 통한 전산화와 사무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진 거죠. 문명사적 진단에 의하면 이제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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