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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주치의] 창자가 가난해야 한다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장두석 이사장

최근 들어 단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다이어트의 한 방편으로 시작된 이런 관심은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간헐적 단식’이라 불리는 단식법이 소개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미 20년 전부터 간헐적 단식법을 얘기해온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인물이 바로 한민족생활연구회 해관 장두석(76) 선생이다. 장 선생은 1970년대부터 민족의학에 근거한 단식법을 전파해온 사람이다. 그에게 단식의 원리와 효과에 대해 듣고자 전남 화순으로 향했다.

 

| 단식은 몸의 독을 빼 균형을 잡는 것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렸다.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은 대부분 중증 암환자들이었다. 전화 내용은 환자의 증세가 어떤지,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왜 그를 찾으려 하는지 등이었다. 하지만, 장 선생은 대부분의 전화에 거절의사를 밝혔다.

“요즘 사람들은 현대의학을 맹신하잖여. 그런 사람들한티 내 얘기가 온전히 받아 들여지것는가? 마지막이라는 간절함이 있어도 될까 말까인디, 오욕칠정에 물든 사람들을 어설프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벱이제.”

걸죽한 전라도 사투리로 단호하게 얘기했다. 하기야 단식만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그의 말을 어떻게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여전히 단호한 말투로 강조했다. “본래 병이라는 건 없다”고.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병은 실컷 먹고 제대로 배설하지 못해 체내에 쌓인 독 때문에 생긴 것들이다.

장두석 선생은 1938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뺏은 놈들 밑에서 배울 수 는 없다며 학교를 그만 두고 초야를 벗 삼아 살다 6.25 동란을 맞아 산속에 숨어 지냈다. 그 과정에서 간질환과 폐수종을 앓으며 사경을 헤메다 자연 속에서 저절로 완치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자연의학에 눈을 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를 비롯해 각종 전통의학서와 민간요법, 의서 등을 공부하고 나름의 체계를 만든 인물이다. 또 생명살림 공동체인 ‘한살림’을 만들고 민족문제 연구소 이사를 맡는 등 환경운동, 농민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한평생을 투신하기도 했다.

병에 대한 장 선생의 설명은 이렇다. 사람은 천지이기(天地理氣, 이치와 기운)의 조화에 따라 존재한다. 음양과 오행의 기운으로 생성돼서 유지하고 소멸하는 존재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가 치유의 능력은 비단 사람에게만 부여된 능력이 아니다. 생명이 있는 동물은 모두 자가 치유력이 있다. 그래서 동물들은 몸이 아플 때면 스스로 먹지 않고 체내의 치유력을 높인다. 한낱 미물이라고 말하는 동물들조차 자연의 이치에 따라 단식을 한다는 말이다.

 

| 공복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라

장 선생이 말하는 단식은 한 마디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병이 생겼다는 것은 몸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이상신호다. 그래서 단식을 통해 몸을 비워내면 체내에 쌓인 독들이 빠져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균형을 잡아가는 원리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독극물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몸에 바르는 화장품부터 플라스틱이나 화학약품으로 생산된 생활도구 같은 것들이 우리 생활 전반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가 입는 옷들도 화학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먹을거리는 또 어떤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곡물들이 바다 건너 들어오기 위해 맹독성 물질을 뒤집어쓴다.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어지간해서는 중화시키기 힘든 그런 독성 물질로 뒤덮인 먹거리를 먹는 것이 몸에 결코 이로울리 없다. 당연히 이름 모를 질병이 만연하고 고질병을 달고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는 게 장 선생의 설명이다.

“그래서 단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제. 가뜩이나 독을 먹고 사는 마당에 먹기만 하고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생각을 해보란 말이지. 병이 안나는 게 이상하지 않것소, 잉? 그러니께 비워야 한다는 말이여. 먹지 않고 체내에 쌓인 숙변을 배출시키면 자연스럽게 독이 빠져나가게 되어 있어. 암세포도 마찬가지여. 암세포라는 게 몸의 균형이 깨져서 만들어진 이상세포거든. 단식을 하면 이상세포는 굶어죽게 되는 거여. 몸의 균형이 돌아오면 이상세포는 다시 만들어지지 않겠지. 정상세포는 어차피 사람이 죽을 때까지 소멸과 생성을 반복허는 벱이니께.”

장 선생은 화학약품으로 만든 약을 먹이는 현대의학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것을 권했다. 자연적이지 않은 것으로 ‘자연’을 고칠 수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그것은 근본적인 치유가 아니라 도리어 몸을 망치는 길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단식에 대해서는 ‘자기 스스로 자기 몸을 치료하는 법’이라고 했다.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단식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람들은 먹지 않을 때 찾아오는 공복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먹지 않으면 당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어지럽고 숨이 가빠진다는 것이다. 장 선생은 이럴 때 꿀물이나 조청을 물에 타서 먹으면 금방 괜찮아지고 충분히 단식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이 시대는 필요한 것은 모자라고, 필요 없는 것은 넘쳐나는 세상이제. 창자가 가난해야 하는데, 창자는 부자고 비우는 법을 모르니 이게 큰 문제여. 버리고 비울수록 내게 이롭다는 걸 알아야 혀!”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단식법

누구나 아프면 입맛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는 ‘먹지 않으면 죽는다’, ‘먹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선입견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래서 ‘먹어야 버틴다’고 말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일부조건만 채워주면 먹지 않아도 꽤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다. 여기 생활 속에서 무리하지 않고 건강해질 수 있는 단식법이 있다. 장두석 선생이 권하는 생활단식법이다.

: 조식폐지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법 중 ‘하루 한 끼 공복력’의 다른 이름이다. 몸의 생리상 아침은 배설 주기다. 실험 결과 하루 세 끼를 먹으면 먹은 것의 75%를 배설한다. 저녁을 안 먹고 아침, 점심을 먹으면 65%를 배설한다. 반면 점심, 저녁 두 끼만 먹으면 거의 100%를 배설한다. 결과적으로 아침을 먹지 않으면 몸의 노폐물이 모두 배출돼 체내에 독이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선생은 아침을 먹으면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배설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최근 알려진 간헐적 단식의 방법은 ‘16:8’이다. 16시간을 굶고 8시간 간격으로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장 선생은 ‘18:6’을 주장한다. 낮 12시와 오후 6시에 식사를 하고 18시간 동안 단식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주기라는 이유에서다.

: 주 1일 단식
조식폐지와 함께 병행했을 때 체내의 노폐물과 독을 배출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하루 단식은 그리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어 생활 속에서 편하게 시도할 수 있는 단식법이기도 하다. 단식방법은 장기간 단식(목적단식)
때와 마찬가지로 물, 소금, 매실엑기스, 효소, 감잎차 등을 보조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관장이다. 관장을 통해 장내 숙변을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다. 장두석 선생은 일주일 1회 단식이 익숙해지고 나면 한 달에 1~2일, 1년에 4~5일 등으로 조금씩 단식기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고, 이를 주기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 겨울철 절식
겨울에는 동식물의 70%가 동면을 통해 단식을 하거나 자연 감식을 한다. 그래서 봄이 오면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겨우내 먹는 것을 줄이지 않는 인간은 기력이 쇠하게 된다. 봄에 춘곤증을 겪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장두석 선생은 말한다. 생태계는 순환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연순환의 이치에 맞춰 살아야 건강할 수 있다. 그래서 겨울에는 먹는 양을 줄이거나 가벼운 단식을 주기적으로 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 생・채식
단식을 통해 비우는 것을 실천하고 나면 몸을 재구성해야 한다. 이때 생・채식을 병행해주면 몸을 재구성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두석 선생의 말에 의하면 몸안의 적혈구가 모두 깨끗해지는 데 1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단식과 생・채식을 1년간 병행해주면 고혈압이나 당뇨뿐 아니라 암까지도 이겨낼 수 있다. 체내 독소를 배출하고 깨끗한 피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생・채식을 할 때는 뿌리채소와 잎채소를 5가지 이상 골고루 섞어서 먹는 것이 좋다. 이때 화학조미료는 금물이다. 식초나 참기름, 깨소금, 고추장, 된장 등에 버무려 먹거나 김치처럼 익히지 않은 발효식품과 함께 먹는 것을 권한다. 감자나 과일 등을 1~2개씩 간식으로 먹는 것도 좋다.

장두석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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