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차와 한국의 덖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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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차와 한국의 덖음차
  • 불광출판사
  • 승인 2012.09.0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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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종류와 구별

차는 그 나라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그 민족의 정서와 기호에 따라, 찻잎을 가공하는 방법이나 마시는 풍습이 달라진다. 만드는 방법에 의해 완전발효차, 반발효차, 덖음차, 찐차로 나누어지고 이런 방법을 혼합하여 만드는 차도 있다. 또 어느 한 방법을 택하여 만들어 두었다가 다시 가공하여 마시는 차가 있는데, 이러한 가공차로는 덩이차, 떡차, 돈차, 가루차가 있다. 작은 입자만을 모아 티백에 넣어 물에 흔들어 마시는 가루차가 있으며, 아예 곱게 갈아진 말차도 있다.

 
 

생잎으로 만드는 차와 발효시켜 만드는 차

만드는 방법을 나누자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찻잎을 따자마자 단시간에 생잎을 가지고 차를 만드는 방법이요, 다른 하나는 발효를 가속화시켜 차를 만드는 방법이다. 전자가 덖음차와 찐차이고, 후자가 발효차와 반발효차이다. 그리고 전자나 후자에 관계없이 다른 초목의 꽃과 향을 가미한 차도 있다.

차나무뿐 아니라 모든 식물이 그러하듯 찻잎은 차나무에서 이완되자마자 갑작스럽게 모체로부터의 생명이 멈추게 된다. 찻잎의 입장에서 보면 거대한 단절의 충격으로 인해 퇴화가 시작되며, 나무의 일부분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다가 분리된 개체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와 전혀 다른 환경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충격과 다름이 없다.

차나무에서 분리되어 오는 변화가 발효라는 천부의 숙명적 작용이다. 발효(醱酵)란 효모세포, 미생물 등의 작용으로 유기물이 분해 또는 산화, 환원하여 알코올이나 탄산가스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찻잎으로 완전발효차를 만든다는 것은 차나무와 분리된 찻잎에서 생기는 발효열과 산화효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적정량의 찻잎을 용기에 쌓아두었다가 그 잎에서 완전히 발효가 무르익고 발효열이 식은 뒤 차가 되게 하는 것이다. 반발효차를 대표하는 차는 중국의 오룡차(烏龍茶)로 철관음(鐵觀音), 무이암(武夷岩), 봉황단총(鳳凰單叢) 등이 유명하다. 완전발효차로는 보이차가 대표적인 흑차류와 홍차가 있다.

발효차가 찻잎을 채취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만들기에 들어가는 차라면, 덖음차와 찐차는 빠른 시간 내에 바로 찻잎을 덖거나 찌지 않으면 변질된 차가 되어 특유의 향색미에 큰 차질을 가져온다. 찐차는 일본의 대표적인 차로 알려져 있으며 녹차(Green tea)라 부른다. 덖음차는 한국의 대표적인 차로서 산지나 생산자의 이름, 또는 생산자가 선호하는 고유의 이름을 붙인다. 위 두 방법을 혼합하여 만든 차로는 덖은 후 찌거나, 찐 후 덖는 차가 있다. 찐차는 찻잎을 시루에 찐 뒤 한두 번 비비는 과정을 거친다. 간혹 덖는 과정이 삽입되기도 하는데 이를 수제차라고 잘못 알기도 한다. 이때의 찐차가 식민지 시대에 일본으로 유학하고 돌아온 엘리트 스님들에 의해 한국의 사찰에서 유행한 시기가 있었다. 그로 인해 찐차로 만들어진 차가 수제차이며 사찰의 전통차라고 오해하는 풍습이 간혹 있다.

그리고 찐차를 가루로 내어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말차는 일본의 최고급차로 알려져 있다. 우리 조상들이 찐차나 떡차, 전차 등 발효차를 전혀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 어머니들이 음식재료에 따라 요리법을 달리 했던 것과 같다. 찻잎에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서 덖음차가 어려울 때, 또는 찻잎을 따온 뒤 시간이 오래 지났거나 잎이 말라 있으면 시루에 쪄서 찐차를 만들었다. 찻잎의 보관상태가 나쁘거나 옮기는 동안 변질이 왔을 때는 떡차나 전차 등 발효차를 만들기도 하였다. 생선에 비유하자면 싱싱하면 잘 굽고 좀 덜하면 찌거나 끓여 먹고 몇 년이고 오랫동안 두고 먹으려면 젓갈을 담는 것과 같다. 잘 구운 생선은 덖음차이고, 찌거나 끓이면 찐차이며, 젓갈은 반발효차나 완전발효차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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