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먹어도 탈나지 않는 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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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먹어도 탈나지 않는 절밥
  • 불광출판사
  • 승인 2012.02.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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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생명의 속삭임, 사찰음식 ● 사찰음식 체험기

안심하고 먹어도 탈나지 않는 절밥
김선우 시인이 맛본 사찰음식


10년 만의 경주행이다. 함월산 기림사에서 3박 4일을 머물렀다. 기림사는 단아하고 아름다운 절집이었다. 가득 채우는 걸 경계하는 잔盞인 계영배戒盈杯처럼, 넘치지 않는 장엄이 평심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소박한 절집 마당을 거닐었다. 코끝 쨍한 겨울햇빛이 절집 곳곳의 아름다운 나무들을 만나 고즈넉한 그림자를 만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면 나지막하게 절집을 품은 함월산含月山. 달을 머금은 산이라니! 이름 참 근사하다. 새벽예불을 마치는 시간이면 함월산 능선 위에 구르듯 떠있는 밝은 달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함월산과 이어진 토함산吐含山의 의미가 불현듯 각성되었다. 머금고 뱉고 내쉬고 들이쉬고…. 아, 그러면 인접한 토함산은 숨 쉬는 산이라는 뜻이겠구나. 달을 머금은 함월산에서 문득 저편의 토함산까지 하나의 호흡이 여닫히는 것을 느낀다. 산 능선이 이어져있듯 이편과 저편이 연결되어 있음이 절집에서는 자연스럽게 깨달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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