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보다 ‘함께’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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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보다 ‘함께’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1.07.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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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인과 함께 떠나는 산사여행/강화 전등사

황은주 선생님! 저 이번에 복귀하는데 모니터링 좀 부탁해요.”라는 나의 부탁으로 이번 전등사 여행은 시작되었다. 나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 이외에 또 하나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우리궁궐 길라잡이 11기 경운궁 소속이다. 매주 일요일은 서울의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무료로 안내를 들을 수 있는 날이다. 안내를 해주는 해설사들이 바로 우리궁궐 길라잡이소속 회원들이다. 전통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자원봉사 단체이다. 나는 경운궁(덕수궁)에서 우연히 궁궐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들의 열정에 반해 2007년부터 우리궁궐 길라잡이 11로 활동을 시작했다.
마치 데이트하듯 매주 일요일 궁궐을 찾아갔다. 시민들을 안내하고, 선배 기수들을 따라다니며 우리 궁궐에 대해 들었다. 하지만, 너무 열정적인 사랑이었을까? ‘궁궐과의 연애에 권태기가 왔다. 그래서 올해 초 잠시 자원봉사 휴직을 하고 거리를 두었다. 그것도 잠시, 푸른 5월이 되니 궁궐이 그리워졌다. 잠시 떨어져 있으니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건가? 복직신청을 하고 안내를 하기 위해선 기존 기수에게 안내시연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후배기수이자 현재 경운궁에서 활동 중인 황 선생님에게 전화해 복직 시연 모니터링을 부탁드렸다. 서로 부르는 호칭이 선생님이지만 그녀는 진짜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하다
.
평소 친한 사이라 모니터링 부탁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요즘 직장생활 때문에 힘들어 마음이 무겁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등사 행을 권했다. 종교는 나와 달라 열심히 성당을 다니지만, 그 동안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눠와서인지 나의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
.

이웃종교인에게 비친 사찰문화
강화도로 가는 길은 다행히 막히지 않아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갈 수 있었다. 성당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사찰에 데리고 오는 것이 살짝 걱정되었지만, 무거워진 마음을 내려놓기에 사찰만큼 최적의 장소가 어디 있겠는가
?
막상 같이 오긴 했는데 이웃종교인에게 사찰은 어떻게 보일지 걱정된 것이 사실이다. 무섭다고 하는 건 아닌가? 어색해 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나의 걱정은 기우일 뿐이었다. 전혀 어색해 하지 않고 황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사찰에 동화되었다. 대웅보전을 향해 올라가는 길에 윤장대가 있었다. 아이들이 돌리고 있는 모습이 그녀 눈에는 흡사 놀이기구처럼 보였나 보다. 윤장대에 대해 설명을 해주니, “성경 구절을 외우기 위해 베고 자는 거랑 같은 거네요.”라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를 한다. 아이들이 떠나고 나서 비어있는 윤장대를 함께 돌렸다. 소원을 빌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솔로 탈출!’을 당당히 외치며 힘차게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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