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문양] 부처님의 상징, 금강보좌(金剛寶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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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과 문양] 부처님의 상징, 금강보좌(金剛寶座)
  • 유근자
  • 승인 2011.05.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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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과 문양
그림 1. 대좌는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 앉았던 풀방석에서 유래한다

풀방석 위에 앉아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

대좌(臺座, Āana)는 좌(座) 또는 좌대(座臺)라고 하며 앉는 자리를 말한다. 불상은 불신(佛身)·광배(光背)·대좌로 구성되는데, 불상의 규범인 32상 80종호에서는 대좌에 관한 언급은 없다. 대좌는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 앉았던 풀방석에서 유래한다(그림 1). 역사적인 부처님이 신격화됨에 따라 중앙의 보리수는 부처님의 성도를 뜻하는 우주축의 상징이 되고, 풀이 깔린 사각형의 자리는 부처님이 앉은 금강보좌(金剛寶座)를 의미하게 된다. 길상초(吉祥草)가 깔린 네모난 대좌는 일찍이 부처님의 모습을 표현하지 않던 시대의 바르후트나 산치대탑의 ‘공좌(空座)’를 계승한 것이다.

대좌의 종류는 『대지도론』에서 언급한 사자좌(獅子座)와 연화좌(蓮華座)가 대표적이지만, 각 상들의 지위와 성격에 따라 대좌 역시 달라진다. 불·보살은 대부분 연화좌를, 사천왕을 비롯한 신장들은 바위로 된 암좌(岩座)나 아귀(餓鬼) 같은 귀신을 대좌로 하는 생령좌(生靈座)를 취한다. 예를 들면 문수보살은 사자를,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공작명왕은 공작을, 대위덕명왕은 물소[水牛]를, 범천은 거위(鵞鳥)를 대좌로 삼아 그것이 존상의 성격을 파악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자리 가운데 부처님의 대좌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부처님께 꿀을 공양한 원숭이

시대에 따라 부처님의 자리 역시 흐르는 물처럼 변화한다. 처음 불상이 조성될 때에는 대좌의 형태가 사각형이고, 그 위에 풀이 깔리거나 사자가 모서리에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1세기경까지 인도인들은 상징을 사용해 부처님을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였던 것 같다. 어떤 상징을 사용해 부처님을 표현했는지 인도의 산치대탑 북문 기둥에 새겨진 ‘부처님께 꿀을 공양한 원숭이’ 이야기에서 찾아보자(그림 2).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바라문의 식사에 초대받아 갔다가, 기원정사로 돌아오는 길에 연못 주위에서 한 마리의 원숭이를 만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원숭이는 부처님의 발우에 꿀을 넣어 드렸는데, 부처님은 그것을 물로 희석해 제자들과 함께 나누어 드셨다. 원숭이는 너무 기뻐 춤을 추다가 발을 잘못 디뎌 구덩이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런데 부처님께 꿀을 공양한 인연으로 부처님을 식사에 초대한 바라문의 아들로 인간계에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왼쪽의 보리수와 네모난 금강보좌가 바로 부처님의 상징이다. 발우를 손에 들고 있는 원숭이는 꿀을 바치는 원숭이고, 두 손을 위로 올리고 있는 원숭이는 기뻐 춤추는 원숭이로, 같은 원숭이를 시간차를 두고 반복해서 나타내고 있다. 왼쪽 아래에는 아이와 두 부인이 부처님께 절을 하고 있는데, 중앙의 아이는 원숭이가 바라문의 아들로 다시 태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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