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의 유희(遊戱)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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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의 유희(遊戱) 속에서
  • 자현 스님
  • 승인 2011.02.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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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부처님의 참모습

진리와 하나 되어, 49일을 사유하다

붓다께서는 정각 이후 자신의 깨달음을 반조하신다. 사유와 명상을 통해서 진리의 보편성을 재인식하며 완전히 자기화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이는 진리를 기준으로 하는 불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신론적 종교의 경우, 신이 곧 진리이기 때문에 진리에 대한 사유나 일체 과정이 별도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불교는 사람이 잠에서 깬 후 잠시 시력을 고르는 것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이런 불교적 관점은 초기불교의 오분법신(五分法身)이 수용된 예불문에서 ‘해탈향’ 다음 ‘해탈지견향’이 나오는 것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유전되어 오고 있다.

진리의 자기화는 보리수 주변 일곱 곳에서 각기 7일씩 사유하는 과정을 통해 전개된다. 이 일곱 장소들은 오늘날 부다가야 주변의 성지로서 수많은 순례객의 참배 장소가 되고 있다. 『사분율』에 따르면, 첫째와 둘째 장소는 깨달음을 성취한 보리수 아래로 현재 금강보좌가 위치한 곳이다. 셋째는 가리륵 나무 아래로 현재 정안탑(靜眼塔)이 건립되어 있는 곳이며, 넷째와 다섯째는 리바나 나무 아래, 여섯째는 문린 나무 아래로 현재 무찰린다 연못이 있는 곳이다. 마지막 일곱째는 아유바라니구율 나무 아래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남전의 『마하박가』에서 살펴지는 것과는 또 다르다.

이 외에도 마하보디대탑 주변에 열여덟 개의 연꽃조각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나, 라트나그라하 사당이 위치한 곳 등이 말해지기도 한다. 붓다께서 성도하신 직후의 부다가야는 나무들만이 있던 한적한 숲이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후대의 전승과 관련유적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출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화엄경』의 설법과 제위·파리의 공양

대승불교에서는 49일의 사유기간 중 최초 3·7일(21일) 동안에 『화엄경』이 설해졌다고 말한다. 이는 붓다의 가르침의 정수가 화엄에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전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한 종교적인 표현으로 화엄이 진리적 언어라는 것이지, 그것이 곧 역사적인 현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최초 2일에서 2·7일 사이에 전개되는 현실적인 사건은 제위·파리의 공양이다. 대상(隊商)의 우두머리였던 이들은 마침 이곳을 지나다 우연히 붓다를 보고 공양을 올리게 된다. ‘우연’이라는 말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무르익은 선근(善根)의 또 다른 표현양태이기 때문이다. 이전 수자타에게서 보았던 우연이 여기에서 또다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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