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손길] 딸아이를 태우고 택시운전했던 김진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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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딸아이를 태우고 택시운전했던 김진현 씨
  • 불광출판사
  • 승인 2011.01.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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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김진현(60세) 씨가 열두 살이 되던 해, 유일한 가족이던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외톨이가 되었다. 전국을 떠돌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지만, 그에게 선뜻 자리를 내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아가 되어 잠잘 곳도 먹을 것도 구할 수 없던 시절, 불량배들의 달콤한 유혹은 생존을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그에게서 청춘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린 것이다. 열일곱 살이던 1967년 소년원 입소를 시작으로 10년이 넘게 입소와 출소를 반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 한번 만이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 마침내 오랜 방황을 끝내고, 마지막 출소 후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생부(生父)를 찾아 나섰다.

“애초에 아버지는 다른 가정이 있으셨어요. 다만 오랫동안 슬하에 자녀가 없어 어머니를 만나 저를 낳으셨던 거죠. 한마디로 저는 사생아나 마찬가지인 셈이에요.”아버지를 만나서 가호적을 올렸지만, 일 년에 한 번 예비군 통지서를 받으러 찾아가는 것 외에는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 아버지 가족들에게 그는 불청객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구두닦이, 중국집배달,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열심히 살았다. 갈수록 혼자라는 외로움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은 커져 갔지만, 애써 술 한잔에 마음을 달래며 내일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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