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만에 우리말로 다시 태어난 한국불교 최초의 종합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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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만에 우리말로 다시 태어난 한국불교 최초의 종합역사서
  • 김용태
  • 승인 2011.01.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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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이 주목한 새 책

역주 조선불교통사』(전 8권, 동국대출판부)가 2010년 9월에 완간되어 학계와 불교계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1918년에 나온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상중·하) 2책을 92년 만에 완역한 것으로, 그 출간의 의의는 매우 크다.

『조선불교통사』는 당시까지 구할 수 있는 불교 관련 자료들을 망라하여 한국불교의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즉 비문을 비롯한 금석문, 사적기와 승려 문집의 행장, 기문 등 다양한 문헌기록을 함께 모아 놓은 종합 자료집이며, 그중에는 현재 원문이 전해지지 않고 본서에만 수록되어 있는 자료도 있어 그 학술사적 가치는 매우 크다.

『조선불교통사』의 역주사업은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 역주편찬위원회가 구성된 이래 8년간의 지난한 공동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본 역주본의 장점은 번역문 뒤에 원문을 실어 대조할 수 있게 하였고 주석, 해제, 색인, 자료목록을 덧붙여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한 점에 있다.

역주본의 구성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2권은 원본의 상편 「불화시처(佛化時處)」에 해당하며 삼국시대부터 근대 초입까지의 불교사 자료를 편년체로 배열하고 편자의 이해와 평가를 덧붙여 놓았다. 3권은 중편 「삼보원류(三寶源流)」로서 부처 이후 인도와 중국 불교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개관하였는데, 각 종파의 연원을 밝혔고 임제종(臨濟宗) 중심의 선종을 한국불교 전통의 주류로 보았다. 4~6권은 하편 「이백품제(二百品題)」로서 불교 관련 여러 주제와 사실들을 203개의 항목으로 정리하였고 2편의 단편소설을 추가하였다. 7권은 원문을 개정하고 주석을 붙인 원문교감본이며, 8권은 총목차와 색인집(인명, 사찰명, 지명·산명, 책·금석문, 문헌자료, 불교용어, 기타용어)으로 구성되었다.

‘역경’과 ‘한글화’야말로 불교의 토착화와 대중화를 위한 가장 절실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 점에서 역주본 출간의 가치는 학술의 영역을 넘어 한국불교의 미래적 계승과 자각의 첫걸음으로서, 올바른 전통이해와 역사의식 고양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불교통사』를 펴낸 상현(尙玄) 이능화(李能和, 1869~1943)는 “불교사의 유통을 통한 불교의 홍통(弘通)”을 위해 『조선불교통사』를 펴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간 불교 관련 학술연구에서는 본서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된 반면, 한문이라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한국불교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히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조선왕조실록』이 한글로 번역된 이후 소설, 드라마 등 대중매체와 문화콘텐츠 분야의 수많은 성과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고, 그것이 학계를 넘어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이해를 제고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음을 떠올려 보자. 이에 한국불교의 역사적 이해와 대중화를 위해, 본 역주본이 하나의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김용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문학박사)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교수로 있다. 조선시대 불교사를 전공했으며, 저서로 『조선후기 불교사 연구-임제법통과 교학전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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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문학박사)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교수로 있다. 조선시대 불교사를 전공했으며, 저서로 『조선후기 불교사 연구-임제법통과 교학전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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