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01 ⇢
보리수 아래로 향하는 붓다와 마왕의 협박, 간다라(2~3세기), Indian Museum, Calcutta
할머니의 잔칫상과 부처님의 불단
할머니는 집에 손님이 올 때면 늘 “얘야, 방석 가져오너라.”라고 말씀하셨다. 손님이 집에 오는 날엔 엄마는 일이 많아졌지만 어린 나는 손님 손에 들린 과자선물세트와 과일 덕분에 행복했다. 그 때문인지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방석 사는 걸 좋아한다. 방안 한 구석에 쌓아놓은 방석을 볼 때마다 언제 올지 모를 손님 때문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할머니께서 방석 가져오라고
부르는 것만 같아 괜스레 마음이 어려진다.
어렸을 적 법당 안에서 만나는 부처님은 늘 붉은 방석 위에 앉아 계셨는데, 꼭 회갑 잔칫상을 받는 할머니 같았다. 사실 법당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불상과 보살상이 눈에 들어오지만 불상과 보살상이 모셔진 불단(佛壇), 불단 위의 연꽃 대좌, 연꽃 대좌 위의 붉은 방석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난히 붉은 방석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불단 위에 놓인 과일과 과자 같은 공양물이 어렸을 적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의 손에 들린 것과 같았고, 할머니 회갑 잔칫상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부처님은 높은 불단 위에 모셔지게 되었을까?
그림 02 ⇢
성도지 보드가야 보리수와 불족적(佛足跡), India
세계의 중심축 수미단과 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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