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의 왕궁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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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의 왕궁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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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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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부처님의 참모습

농경제의 참관을 통해서 생존이란 죽고 죽이며 먹고 먹히는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비극적 인식은 태자를 인근의 호젓한 숲으로 인도한다. 내면의 사색이 깨어나는 순간 태자는 그곳에서 염부나무와 마주하게 된다.

염부나무는 섬부나무라고도 하는데, 인도인들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섬부나무가 많은 대륙이라고 하여 섬부주라고 하였다. 오늘날까지도 사찰의 축원에서 남섬부주 운운하는 것은 남쪽에 위치한 섬부주를 의미하는 것이다.

태자는 염부나무 아래 앉아 마침내 고뇌를 넘어서는 마음의 안정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태자의 정신적 경지는 후일 초선(初禪)이라는 명상의 단계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선은 현상으로부터 한발자국 물러나서 집착을 여읜 상태, 즉 관조(觀照)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평화로움의 순수의식 상태이다.

바둑에는 옆에서 훈수 두는 사람은 급이 같더라도 한 수 위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바둑판 위에서 제 아무리 치열한 양상이 전개되어도 훈수 두는 사람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전체의 판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불교에서는 이런 객관화를 통한 시각 확보를 ‘관조’라고 한다. 태자는 바로 이러한 단계를 접한 것이며, 이는 현상적으로 복잡한 군상이 존재하지만 그것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요를 의미한다.

불전(佛傳)의 기록에는 태자가 염부나무 아래서 사색에 잠겨 있을 때, 시간이 흘렀으나 나무 그늘은 움직이지 않고 계속해서 태자를 덮고 있었다고 한다. 마음의 평화는 시간을 초월한다는 참으로 아름다운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염부나무 아래에서의 사색은 붓다의 생애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을 갖는다.

첫째는 이때 얻은 정신적 안정이 어떠한 즐거움이나 고통의 결과가 아닌 관조라는 사색의 적절성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불교의 최대 교리인 중도(中道)에 대한 최초 발견이다. 중도는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된 안온한 상태로, 붓다는 이때 이러한 흔연함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한다.

둘째는 태자가 농경제에서 이탈하여 염부나무 아래에서 사색을 함으로써 부왕으로 하여금 태자가 출가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일으키게 하고, 이는 부왕이 태자의 결혼을 서두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즉, 붓다의 가능성이 깨어나는 태자와 이를 막으려는 부왕의 갈등이 점차 첨예화되고 있는 것이다.

● 붓다와 인연 깊은 네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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