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

주경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한 뒤, 수덕사에서 설정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였으며,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 현재 대전 심광사에서 교화 정진 중이다.

며칠전 책걸이에 나선 도반스님이 다녀갔다. 이 스님은 입산한 지가 얼마간되어 다른 도반들은 이미 강원을 마치고 선방에서 정진중이거나 각자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전에 강원에서 경전을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미처 다 마치지 못하고 한동안 다른 길을 걸었다고 한다. 본인 생각에 열심히 기도도 하고 포교에 나서 교화의 길도 걸었으나 이러한 가운데 어려움이 생기거나 힘이 부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강원이력을 마쳐야 하겠다는 결심이 서 다시 강원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수계한 스님들 중 적이 않은 수가 강원생활을 하지 않고 바로 선방에 가거나 은사스님을 모시고 절에서 소임을 보게된다. 출가하는 사람들은 실로 그 뜻을 굳게지니지 아니하면 가히 출가를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잠시 집을 떠나 산중에서 생활한다 하여도 다시 물러나는 마을을 내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않다.

부처님께서는 만년에 제자들에게 "수행자들이여, 나는 실로 도를 구하기 위한 마음이 생긴 후에는, 젊은 청년으로서의 칠흙같은 머리가 있고 즐거운 청춘에 차 있어야 할 인생의 봄인데도, 또 눈물을 흘리며 만류하는 부모님에도 불구하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출가 수행자가 되엇다."고 심정을 토로하신 적이 있음이 전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계를 하여 승려가 되어도 제대로 된 수행의 길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으로 한국불교에서는 참선정진이 가징 우위의 수행으로 되어왔고, 기도를 하거나 교학을 공부하는 것은 그에 떨어지는 차선의 방법으로 인식되어 있다. 또한 현대 한국불교의 주된 흐름이 참선을 공부한 선사들에 의해서 이끌어져 왔고 산중 어른스님들의 법문도 선법문의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참선을 하는 선객스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도를 통해 수행하는 스님이나 경을 가르치는 강사스님들도 참선 수행의 가치를 최상 위에 두어 말씀하신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바로 선방에 가는것이 가장 중노릇을 잘하는 것이 되고, 그렇지 못하느 스님들은 차별적인 시각으로 보는 면이 있다.

 그러나 단지 강원에 들어간 스님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전체 승각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강원새활은 여러모로 소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강원 일과중 매일 아침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강주스님과 중강스님들을 모시고 모든 학인대중은 상강례(相强禮)를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