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를 같이 살겠다.'
상태바
"삼세를 같이 살겠다.'
  • 관리자
  • 승인 2007.06.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우리 사이 좋은 사이

오늘도 나는 새벽에 일어나 반야심경을 쓴다.   벌써 338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 감사하며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예불과 경전공부 그리고 고승 열전을 듣고 집을 나선다.   새벽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늘 하루 일과대로 잘 지내게 되기를 기원하며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염불에 발맞춰 올림픽 공원으로 향한다.   6시 30분부터 기공체조가 시작된다.   손을 흔드는 나의 마음은 푸른 창공과 허공 법계를 향해 건강을 주신 부처님께 감사하며 운동을 한다.   남편과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돌아오는 길에는 아는 노랫가사라도 잊지 않으려고 콧노래 부르며 온다.   집에 돌아와 아침인사와 함께 정답게 식사를 하며 서로 오늘 하루의 계획을 얘기한다.   남편이 출근을 하자 [불광]에서 온 원고 청탁서를 놓고 새삼스럽게 수많은 세월동안 얼마 만큼 남편과 사이좋게 지냈나 하고 생각에 잠겨본다.

   나는 무척 남편을 사랑한 것 같다.   연애 한 번 못하고 어머니께서 정해 주신 사람과 결혼을 했고, 잘못하면 소박맞는다고 말씀하신 어머님의 말씀 귀담아 들으며 남편에게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남편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에 드는 아내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요리강습을 열심히 다녔으며 언제나 색다른 반찬을 공양하고, 더운 여름 선풍기가 없던 시절엔 한 손으로는 부채질을 하고, 한 손으로는 다리를 주물러 잠을 재우고, 얼굴에는 콜드맛사지를 해주고 추운 겨울엔 아랫목에 구두를 묻어놓았다가 따뜻해진 구두를 신도록 했다.

   출근하는 남편에게 인사를 하고 멀리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사랑의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토요일이면 요호청을 빨아 빳빳하게 풀을 먹여 다리미로 곱게 다리미질하여 꿰매 놓고 그 자리에 누운 남편을 보고 좋아했던 일들이 무척 행복했지만 요사이 젊은이들에게는 이해될 수 없는 웃음거리일 것만 같다.

   올해 벌써 내 나이 61살.   내가 사랑도 했지만 아이처럼 하고싶은 일 다 못하면 몸살나 하는 아내의 성격을 맞춰주느라 남편에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도 언제나 이해심이 부족한 남편이라고 불만을 가득차 혼자 고민도 많이 했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