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위한 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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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위한 각서
  • 관리자
  • 승인 2007.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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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 봄에 기대한다

당신을 잊은지 오래입니다

개나리꽃이 어떻게 피며 진달래는 어디에서 피는지 잊은지 오래입니다

잊는 것도 나이를 먹는 일입니다. 문득 꽃이 피는것도 우리의 삶 곁에 나이테를 남기는 나무의 속살같은 것입니다. 한때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퍽 기다렸습니다. 봄비를 맞으며, 우산을 받는 모든 사람을 멸시하면서 우두둑 우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부끝으로 만지작 거리기도 했으며, 사랑은 그냥 주는 것이라는 말이 좋아 길가에서 무작정 버스를 타고 어여쁜 여인의 뒤를 따라 내리기도 했습니다. 한번도 말을 못붙였지만 길가의 가로수나 먼지 푸석이는 종점이 좋았습니다. 그때 마침 호주머니에 달랑거리는 몇 푼의 돈이 있을 때면 연탄재가 하얗게 자신의 알몸을 비치고 있는 술집의 탁자에 앉아 엊 저녁 술마신 사람들의 표정을 외워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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