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중국편 21.키질 14굴
상태바
[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중국편 21.키질 14굴
  • 문명대
  • 승인 2009.10.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편 21. 키질석굴 제14굴의 벽화 - 대광명왕 본생도

이번에 만나는 그림 역시 부처님의 전생의 이야기를 그린 본생도(本生圖)가운데 하나이다. 이 그림은 ‘현우경’ 제 3권에 있는 ‘대광명왕시발도심연품(大光明王始發道心緣品)’의 내용을 그린 것으로 석가세존께서 옛날에 어떤 인연으로 ‘큰 도의 마음을 내게 되었는가.’하는 인연설화가 그 내용이 된다.

오랜 옛날 어느 곳에 대광명(大光明)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큰 복덕이 있고 총명하고 용맹스러우며 전륜성왕의 상(相)을 완전히 갖추었다. 그 때에 그 나라 이웃에 어떤 국왕이 있어 대광명왕과 친하게 지내면서 선물을 주고 받았다. 어느 날 이웃나라 왕이 사냥하러 나갔다 코끼리 새끼 두 마리를 얻었다.

코끼리는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수정같이 흰 매우 사랑스런 모습이었다. 왕은 매우 기뻐서 금은의 여러가지 보배로 코끼리를 장식하여 광명왕에게 선사하였다. 광명왕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보살펴 기르면서 잘 훈련시킬 것을 명하였다. 산사가 왕의 명령을 받고 온갖 보배로 코끼리를 꾸민 다음 산사는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임금님, 제가 길들인 코끼리는 이제 훈련이 잘 되었습니다. 시험해보소서.” 광명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금북<金鼔>을 쳐서 신하들을 모으고 코끼리를 시험하는 광경을 보게 하였다. 이윽고 대중이 모이자 왕은 그 코끼리를 탔다. 그 모습은 마치 해가 처음 산에서 솟아올라 빛나듯이 눈부셨다. 왕은 신하와 백성들을 데리고 성을 나가 즐겁게 놀면서 시험할 장소에 이르게 되었다.

그 때에 왕이 탄 코끼리는 마침 여러 코끼리들이 연못에서 연뿌리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원기가 왕성한, 왕이 탄 코끼리는 그만 음욕이 발동하여 암코끼리를 쫓아 깊은 숲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미친듯이 날뛰는 코끼리로 해서 왕은 썼던 관을 땅에 떨어뜨리고 나무가지와 억센 풀에 옷이 찟기고 살갖이 베어져 피가 흘렀다.

현기증 마져 생겨 왕은 이제 죽는게 아닌가 몹시 두려워하며 산자상사<象師>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는가?”상사는 아뢰었다.

“숲속에 나무가 많습니다. 붙잡을 만한 것이 보이거든 붙잡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안전하실 겁니다.”

왕은 마침내 나무가지를 붙잡았다. 광기(狂氣)가 오른 코끼리는 혼자 내닫고, 나무에 매달린 왕은 위기를 벗어났다. 왕은 나무에서 내려와 한 숨을 돌리자 상처의 아픔이 몹시 괴로웠고 헝클어진 머리와 갈기갈기 찢겨진 옷자락을 날리며 정신없이 숲을 헤쳐 나왔다. 그러나 따르던 시종(侍從)들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때 조금 앞서 위기를 벗어난 상사가 왕을 발견하고 다가와 아뢰었다. “바라옵견대 임금님은 너무 심려 마옵소서, 그 코끼리는 이제 음성이 쉬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더러운 풀은 먹기 싫고 흐린 물은 맛이 없어 궁중의 깨끗하고 기름지며 맛난 음식을 생각하고 제 스스로 돌아올 것입니다.

왕은 노하여 큰 소리로 꾸짖었다. “나는 이제 다시는 너나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리라. 그 코끼리 때문에 내 목숨을 잃을 뻔하였다.” 왕이 궁으로 돌아오자 백성들은 왕의 고통을 근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한편 미쳐 날뛰던 코끼리도 들과 숲에서 온갖 나쁜 풀과 흐린 물을 먹는 동안 음식이 저절로 쉬자 곧 거센 바람처럼 달려 궁중으로 돌아왔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