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밖에는 따스한 봄볕이 부처님의 자비광명처럼 온누리에 끊임없이 부어지고 있었고 아지랑이는 눈부신 춤을 추며 하늘로 하늘로 피어 올랐다.
오늘 가는 이 길, 백제가 이 지역을 다스렸을 때에 부여의 사비성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태안반도의 포구에서 내려진 해외의 물산들, 들고 나는 유학승 들, 관리들과 장사꾼들이 바로 이 길을 따라 사비성을 왕래하지 않았던가?
수많은 행인들의 발길이 닿고 우마차가 구르던 이 길이 이제 비록 산간의 좁은 도로가 되었다 해도 그 당시의 발자취야 어찌 사라지겠는가. 도로곁에 있는 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가 이를 넉넉히 증명하고 있지 아니한가. 조약돌 하나에도 그 조약돌이 그 모습을 갖게 될 때까지에는 수많은 시간과 역사가 서려있으니 이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들이 어찌 단순한 돌덩이며 흘러간 시대의 조각물에 지나지 않으랴.
터널을 지나 호수 자락을 돌아가니 길섶에 서있는 부처님이 소박한 모습으로 길손을 맞아준다. 잔돌로 대충대충 쌓아 올린 위에 서 계신 부처님은 어느때의 부처님인지 확실히 모른다. 아니 미륵부처님인지 석가모니부처님인지 그것조차도 알수 없다.
그러난 그것이 무에 그리 중요하랴.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오가는 길손들을 맞아주고 보내주는 부처님, 합장하고 비는 이들이 소원도 들어주고 돌 한덩이 얹어놓는 중생들의 정성도 소 중히 받아주시는 부처님, 합장하고 비는 이들의 소원도 들어주고 돌 한 덩이 얹어 놓는 중생들의 정성도 소중히 받아주시는 부처님, 취한 관광객의 술주정도 다 미소로 받아들이시는 부처님, 아들없는 중생들이 코도 떼어가고 눈병난 아이들이 눈을 후비어도 얼굴 한번 안 찡그리시고 언제나 빙긋 웃어만 주시는 부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래 오래 이자리에 계시면서 어리석은 중생들 길이 길이 보살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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