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寺의 향기
한여름-, 그것은 강렬한 태양이 따갑기 보다, 도심 속 삶의 열기가 아스팔트를 녹이려는 듯 끈끄하기만 하다. 소음과 아울러 공기마저 혼탁하고 정신조차 혼미하다.
서울 청량리를 출발한 강릉행 열차는 4시간 여의 여정 끝에 강원도 고한읍(古汗邑)에 객(客)을 떨구어 놓는다.
역사(驛舍)에서 내려다보는 시가지(市街地)에는 또 다른 삶의 현장인 탄광도시를 실감케 하다. 한 마디로 하늘을 제외하고 모두가 까맣다는 느낌이다.
시가지를 벗어나 숲으로 우거진 국도를 따라 약3km지점 태백산 정암사(淨巖寺)는 위치한다. 마침 한 줄기 지나간 소나기가 운무(雲霧)를 일으키고 청아한 목탁 소리와 함께 고습(故習)을 들어내는 정암사의 풍경은 새로운 별천지로 의연히 참배객을 맞이한다. 문득 공상에 젖다 보니 한 마디 흥얼거리게 된다.
이리 돌고 저리 돌아
한 가닥 길 숨어 버리고
만산(滿山)에 너울대는 푸르름
하늘이 좁구나
산 안개 일어 불탑에 맴돌고
구멍난 물줄기 길게 누워 노래하니
속진(俗塵), 법심(法心) 분별심은
마음 밖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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