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월간불광 칼럼
[내 마음의 법구] 모든 것은 변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떠한 고통과 즐거움도 항상하는 것이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긴 역경의 시간을 통해서였습니다. 말로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 나에게는 오히려 큰 스승이 된 셈입니다.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은 큰 고통이었습니다. 온 몸 온 마음이 죽을 듯이 아팠습니다. 병원에서도 병명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동생의 소개로 우연찮게 마곡사를 찾았습니다. 주지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며 108배를 하고, 불교서적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고 일어서려고 할 무렵에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큰 슬픔과 아픔으로 몸 하나 제대로 추스르기도 힘들었고,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아니 산다는 것이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병명도 모른 채 3년 넘게 앓았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거의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때의 유일한 낙은 불교방송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한시도 라디오를 끄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서 스님들의 법문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서서히 행복과 웃음을 되찾았고, 특히 스님들께서 들려주는 신행상담 코너가 마음을 참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고통은 나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자 지침이 되었습니다. 감사할 일이지요. 행복하기만 했다면 어찌 부처님의 말씀이 이렇게 가슴 깊숙이 다가왔을까요? 남들이 겪을 수 없는 상처와 큰 아픔을 겪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불교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3년을 그렇게 앓고 나서 여의도로 향하는데 불교방송 빌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다짐했습니다. 그동안 불교방송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언젠가 그 빚을 갚아야겠다고…. 참으로 신기하게도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 되어 불교방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황청원 선생님이 진행하던 ‘아름다운 초대’의 진행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데다, 말 주변도 숫기도 없는 저였으니까요. 불러주신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방송에 누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 리포터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그것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동안의 은혜를 갚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2005년 5월에 결국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되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방송 초창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하지만 그때의 시행착오들을 너그럽게 봐주시고 격려해주신 청취자들 덕분에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되새겨보면 ‘아름다운 초대’의 진행은 제게 가장 큰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보람이기도 했습니다. 방송진행을 통해 오랜 도반과 같은 수많은 청취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불교공부를 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매주 모시는 선지식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 지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전을 읽을 때마다 구구절절 나를 위해서 한 말씀 같아 어떤 때는 가슴이 메이고 눈물이 날 정도로 환희심을 느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니 후회나 걱정이 없어서 행복합니다. 이러한 나의 행복을 ‘아름다운 초대’를 통해서나마 나눌 수 있어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김혜옥
1980년 MBC 특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드라마를 통해 활발한 연기활동 중이며, 현재 불교방송에서 ‘아름다운 초대’를 진행하고 있다. 2006년 MBC 연기대상 중견배우상 부문 특별상과 2007년 KBS 연기대상 여자조연상을 수상했으며, 방송연예활동을 통해 대중문화포교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7회 행원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혜옥  bulkwang_c@hanmail.net

<저작권자 © 불광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