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삶이 주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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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삶이 주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
  • 관리자
  • 승인 200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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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산책 /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하 <벤자민 버튼>)는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로 팽배해 있는 현대의 삶과 허망한 욕구에 은근한 깨우침을 준다. 남들과 달리 점점 젊어지는 주인공 벤자민 버튼. 그는 젊음도 얻고 사랑도 얻고 재산도 얻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우리가 그토록 얻고자 했던 궁극의 것을 가졌건만 그는 왜 행복하지 못했을까? 기이하고 신기한 이야기만큼이나 영화 <벤자민 버튼>은 인생의 신비와 수수께끼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가장 행복하지만 가장 불행한 사나이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가고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떠있는 1918년 미국의 뉴올리언즈에서 80세 노인의 얼굴을 가진 한 아이가 태어난다. 아버지 토마스 버튼은 놀라움과 충격에 빠져 결국 아이를 한 양로원에 버리고 만다. 양로원에서 일하는 퀴니는 기꺼이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고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부실한 관절과 치아, 백내장에 걸려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눈, 구부정한 허리, 얼굴 가득한 검버섯을 한 벤자민은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부정적인 견해와 달리 조금씩 젊음을 회복해간다. 7세가 되던 해, 벤자민은 첫사랑이자 평생의 사랑인 데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던 중 서로의 나이와 외모가 비슷해진 시기에 비로소 함께하게 된다. 그러나 달콤한 행복도 잠시, 점점 젊어지는 벤자민과 달리 데이지는 보통 사람들처럼 나이를 먹으며 늙어가고 두 사람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결국 벤자민은 어린 아이가 되기 전에 데이지와 딸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영화 <벤자민 버튼>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재미있게도 피츠제럴드는 마크 트웨인의 명언을 듣고 매우 즉흥적으로 이 소설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인간이 80세로 태어나 18세를 향해 늙어간다면 인생은 무한히 행복하리라.” 아마도 트웨인은 벤자민 버튼에게 내려진 형벌과도 같은 젊음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피츠제럴드는 자신이 받은 감흥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이 독특한 단편 소설의 영화화는 1950년대에 처음 시도되었지만 제작이 가시화된 것은 그로부터 40년이 더 지나고 나서였고 1992년에 비로소 감독 데이빗 핀처의 손에 시나리오 초고가 쥐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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