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연구] 7.인간은 죽으면 그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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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연구] 7.인간은 죽으면 그만인가
  • 광덕 스님
  • 승인 2009.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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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靈硏究 / 連載 第7

19) 저승에 거리가 있는가

흔히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죽음을 거쳐 이르는 곳을 저승, 또는 幽界라 한다. 저승으로 간다고 하는 것이다. 참으로 있는 것일까?

본래 진리에서 보면 우리가 보고 인식하는 시간도 공간도 그 모두는 없는 것이다.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것은 사람이 마음에 그렸던 일종의 인식형식으로서 그것은 한갓 인간 생명이 스스로 자기 마음에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공간이라 하는것도 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 안에 개체적인 존재도 있는 것이 아니다. 경에는 “五蘊이 다 空했다.” 하였지만 이 말씀은 바로 물질적 현상이나 육체적 존재나 정신적 작용이나 그 세계가 실로는 없다는 것을 말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들 죽으면 이 현실계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듯이 생각하지만 실로는 가는 것이 아니다. 설사 유계(幽界)라 하는 또 다른 세계에 갔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갓 인식 형식상의 표현일 뿐이요, 우리가 알고있는 것과 같은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모두는 바로 이곳이라고 하는 현실밖에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이곳이라 하는 곳은 시간도 공간도 넘어선 영원하고 절대적인 이점이다. 이 안에서 온다고도 하고 간다고도 하는 인식형식으로 우리 자신이 의식하는 것이다.

라디오를 듣더라도 우리는 필요한 대로 (바리콘)을 KBS나 TBC, DBS 등으로 돌려 (싸이클)을 맞췄을 뿐으로 라디오에서는 KBS나 TBC나 DBS 등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것과 같이 바로 이 자리에 그 모두는 있는 것이며 그 모두가 각각 배타적으로 독립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유계에도 나타난다. 이 현실이 바로 유계인 것이며 바로 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 현실세계에 제각기 (싸이클)을 달리하는 공간적 척도나 시간적 지속의 체험이 엄연히 행해져 있어서 그를 인식하는데 따라 별개의 세계를 의식하는 것이다.

때문에 한번 (싸이클)을 달리하는 세계로 가면 거기에는 공간적 척도도 시간적 지속의 체험도 거기서 행해지고 있는 법칙 등 모두가 우리 현실 세계와는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현실 세계에 있으면서 유계를 말하지만, 그것은 유계를 바르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 현실계 사실로 바꾸어서 상징적으로 말하는데 불과하다. 불교에서는 미혹한 중생이 살고 있는 세계를 여럿으로 나누어서 육도(六途)라고 한다. 즉 고급 중생이 사는 곳은 천상이요, 하급 극악한 중생이 머무는 곳은 지옥이다. 그 사이에 아래로부터 아귀, 축생, 수라, 인간 등 점점 고급 중생이 살고 있다. 그리고 천상이라 하여도 한가지가 아니다. 육계라 하여 욕심을 근간으로 하고 이 욕심의 담박여하에(善行) 따라 고급 천상을 이루는 여섯 개의 천상 육욕천(六欲天)이 있는가 하면 색계 등 정력(定力)의 정도에 따라 벌어진 십육개의 고급천이 있고, 다시 그 위에 四개의 무색계천이라 하는 최상급천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생이 살고 있는 세계의 분류도 그것이 각각 독립해서 첩첩이 존재하며 공간을 달리해서 있는 것이 아니고 중생 제각기의 마음의 미오(迷悟)의 정도 차이에 따라서 벌어지는 경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안으로 마음의 청정 정도가 근본이며 그 마음에 따른 경계가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어서 그 밖으로 나타난 경계는 제각기 서로 상충하지 아니하면서 고유의 법칙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이 실로는 있는 것이 아니지만 중생의 망견과 망각에 따라서 그와같은 현상이 엄연하고 질서 정연하게 벌어진다. 제각기의 분상에서는 있는 듯 하지만 진리본연의 눈에는 없는 것이므로 없다고 하는 것이다.

고급천상이라 하거나 또는 하급중생이 사는 지옥이라 하거나 그 모두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 경계를 의식하는 주체의 정신적 레벨에 따라서 그를 의식할 따름인 것이다. 거듭 말해서 천상도 먼 곳에 있지 않고 지옥도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현실 이곳, 우리의 한 생각 벌어짐에 다라서 직하에 천상도 지옥도 또한 극락도 나타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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