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이름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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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이름짓기
  • 관리자
  • 승인 2009.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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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그늘

 주위의 친구들이 모두들 결혼을 하고 아기아빠가 되었거나 될 직전에 있다. 아기를 낳고 나면 서로들 득남 ·득녀 여부, 산모의 건강, 아빠가 된 소감, 아기의 이름, 누구를 닮았는지 등을 물어들 본다. 득남(득녀)주를 한턱 내라는 둥, 산모의 산후건강에는 뭐가 제일 좋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로 축하와 기쁨의 말들을 주고 받는다.

 기쁨의 웃음과 함께 득남(득녀)의 무용담(無勇談)을 들어 보노라면 정말 이 친구들이 언제 이렇게 착실한 가장, 어엿한 아빠가 되었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몇가지 사연을 들어 보면 입덧이 심한 산모가 병원에 입원, 몇일동안을 병원에서 출퇴근 했는가 하면 흉한일을 볼세라 바깥 출입조차 삼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일단 아기의 아빠가 되고 나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예쁘지않은(?) 아기의 모습을 보고 놀랐고 저녁마다 설치는 잠 때문에 피곤함이 더해들 간다고 야단이다. 허지만 이것마저도 즐거운 푸념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어쨌거나 아빠되는 과정의 이야기들은 자기의 자식에 대한 최선의 노력, 충만한 사랑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꼭 한가지 있었다. 다름아닌 아기의 이름을 짓는 일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을 보면 자기 아기의 이름을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작명전문가(?)들에게서 지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처럼 노심초사하고 근신하며 탄생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기쁨의 날을 맞고선 정작 현세평생(現世平生), 아니면 내세(來世)에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릴 이름을 다른 사람의 손으로, 그것도 지전(紙錢) 몇장을 댓가로 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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