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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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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해설

달마선의 특이한 선풍

지난호에 본 일종의 광태(狂態)라고도 할 파형(破型)의 언동은 어떠한 데도 계박되는 일이 없는 「번뇌, 즉 보리 중생, 즉 불」의 자유 자재한 불경계 단적의 초논리적인 표현이다. 다시 말하면, 은봉의 행동은 어떤 종교에서도 흉내내지 못할 선의 경지에서만 되는 일이다. 그것은 그러한 표현이 하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소위 임운무작(任運無作)으로 스스로 발로되는 표현이다.

생각하건데, 불교의 「번뇌, 즉 보리 중생, 즉 불」이라는 사상은 꽤 오래된 일이다. 가령 「생사, 즉 열반, 즉 생사」라는 극해 대저(큰 구더기)한 발언을 처음한 것은 1~2세기경에 성립된 「유마경」이고, 이와 간은 시대에 성립된 「제법무행경(無行)」에서는 음욕(淫慾)이 즉 「도(道)」라고 했다. 예치(恚癡성내고 어리석음)또한 같다고 했다.

이와 같은 삼사(三事;婬․恚․癡) 가운데 무량의 제불도가 있어 만약 사람이 음노(婬怒;恚) 치(癡)와 도(道)를 구별하면서 이 사람은 불과 멀기를 하느과 땅 사이와 같다고 했다. 도와 음노치와는 일법평등(一法平等)하다고 했다.「제법무행경」의 위와 같은 말은 선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하지 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선의 입장이 아니고는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 못한다. 그런데 하나 주의해야할 것은 일법평등이다. 즉 평등체에서 볼 때 선악․음욕․살생 등의 분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조의 법사인 남전보원(南泉普願, 748~834)은 살생계를 범하고도 태연했다고 한다. 고양이 목을 잡아 들고 한마디 말못하면 자른다고 대중에 선언했다. 대중이 한 마디 말이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 목을 잘랐다. 그러나 선의 입장으로서 한 사람이라도 깨우쳐 보려고 할 때 고양이 목 하나 자르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자인 조주가 외출하였다가 밤 늣게 돌아오니 남전은 자랑삼아 조주에게 말하니 잘하셨습니다 하는 태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 불교경전이 설하는 그러한 사상은 말하자면 법성(法性)이라는 일체제법의 본질적인 일면만 들어 소위 성동(性同)에 약(約)한 이론으로서 결코 실제의 수도(修道)생활 그것은 아니다. 현실에는 그러한 이론과는 취의(趣意)를 달리한 엄중한 지계지율(持戒持律)의 정진을 계속한다. 이론과 현실이 달라서 달마․혜가․승찬 등은 두타형(頭陀行;苦行)으로 일관했고 4조 도신 이후는 규거(規秬)에 의한 총림의 수도생활이 일반화되고 있었다. 분방(奔放)한 언동을 그대로 수도생활에 도입한 것은 아니다. 이를 처음 행한 것은 우두종(牛頭宗)의 큰스님들이였다. 그 분방한 언동을 수도생활 그것으로서 달마선의 선풍내지 선사상 가운데 확고히 정착시킨 것은 우두선의 영향을 크게 입었다고 생각되는 마조와 석두의 두 선장(禪匠)과 그의 제자들이다.

우리 나라에 그 풍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圓)을 그리고 그 가운데 들어갈 것인가 나갈 것인가 알아 맞추라고 하는 등의 수작이 그것이다. 이는 순선(純禪)으로 보기는 어렵다.

신라 선맥의 개요

신라때 법랑(4조 도신의 법사)이 650년 전법해 온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당나라에 들어가 전법해 왔다. 그 중에 「마조도일(馬祖道一)」의 문하인 신라승이 많이 수록되어 있고, 「조당집(祖堂集)」에도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㯖海和尙 處一似 西堂和尚曰, 江西(馬祖道一) 禪脈 總属東國<신라>之?歟」<祖堂集, 14권 4>

마조의 법사 서당지의(西堂智義;735~814)의 말이 강서선맥(江西禪脈)이 모두 신라에 간다고 찬사<歟>했다. 요는 마조의 선맥을 많이 받은 것을 중국 선 발달기 중에서도 초기에 속한다. 즉 「신라 구산선문(新羅 九山禪門)」의 거의가 마조의 법손들이다.

다음 많은 선객들이 10세기, 즉 신라말 고려초 경에, 청원행사(請原行思)계의 문하에 모였다. 특히, 마조계에는 대매의 법사인 가지(迦智), 앙산의 법사인 순지(順之), 귀종의 법사인 대모(大茅) 등의 행리(行履)가 기록되어 있다.

선종의 신라 전래

신라에 선종이 들어온 것은 교파 분리시대의 초기인 28대 진덕왕 때 법랑선사가 중국의 4조 도신의 선법을 전해온 것이 처음이다. 따라서 신라에서는 법랑을 초도로 하고 2조 신행, 3조 준범, 4조 혜은, 5조 지선을 중국에 본떠 5조라고 했다. 지선은 희양산에서 한 종파를 세워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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