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구 모스코바를 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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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구 모스코바를 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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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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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법기행

이 글은 숭산(행원)스님의 폴랜드와 모스코바 포교기행문이다.

[1] 머릿말
나는 지난 10월 12일부터 12월 3일 사이에 소련, 폴랜드, 노르웨이, 불란서, 유고슬라비아, 이태리 등지를 순회하면서 참선지도를 하며 포교를 할 예정으로 있었다. 소련을 가게 된 것은 소련 정신개발 협회에서 미국내 정신지도자 24명을 초청받은 데서 가게 된 것인데, 처음에 차질이 났다. 소련으로 가는 수속중 나의 여권이 한국여권이라는 데서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15년간이나 미국에 거주하였으니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나는 한국불교를 포교하는 한국불교의 재미대표다. 내가 어떻게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갖겠으며, 그러고서 어떻게 불교를 지도한다 하겠는가. 내가 만약 그렇게 하였다면 가히 꼴불견이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 시민권을 받지 않았던 것인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그렇다고 섭섭한 것도 없다. 나는 어디까지나 한국사람이며, 한국불교를 펴서 세계평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예정이 좀 바뀌어 우선 파리로 가서 연전에 설립한 「유럽 조계종 총본부」를 찾고, 포교의 발길을 펴 갈 작정을 했다. 결국 예정과는 차질이 났어도 공산국 폴랜드를 거쳐 소련 모스코바를 다녀오기는 했다. 11월22일 불란서 파리에 돌아와서 그 동안에 겪었던 기행문을 적어본다.

[2] 오슬로와 파리에서
뉴욕에서 모스코바행이 차질이 났으므로 우선 비록 비행기편으로 불란서 파리로 향하였다. 파리에는 우리 달마사 파리선원이 있는데, 파리 중심가에서 활발하게 포교하고 있다. 그곳에는 두 사람의 미국출신 스님과 불란서인 법사가 주관하고 있는데, 유럽 각국 영국․노르웨이․서독․스위스․스페인 등을 순회하면서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노르웨이 선원에서 내가 모스코바로 안 가고 파리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와서 참선을 지도해 주기를 청해왔다. 10월 16일오슬로로 가서 3일간 용맹정진을 지도했다. 24명이 정진에 참여했는데 모두가 열심이다. 파리로 돌아온 것은 10월 21일이다.

파리선원에서는 23일부터 3일간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참가자는 35명이다. 참으로 열심이였다. 다리가 아파 눈물을 흘려가면서도 참아 나간다. 참으로 장하다고 느꼈다. 그 사람들은 1인당 3일간 90불씩을 내고 지도를 받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냥 와서 해라해도 사정은 다를 것으로 짐작이 간다.

서양 사람들은 내면의 세계에서 뭔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 강한 것 같다.  아마도 밖의 세계에서는 참된 사람과 진리를 만나기 어렵고 자유와 평등과 평화를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곳 선원사정을 살펴보고 폴랜드로 떠난 것은 10월 31일이다.

[3] 폴랜드에서 8일 용맹정진
폴랜드에는 수도(월서 : 바르샤바)에 월서선원이 있고 지방에 8개 선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월서선원에 지방선원 대표자가 모여 7일간 용맹정진을 하게 되어 있다. 11월 2일부터 7일간 하루 12시간씩 좌선을 했는데, 40평도 못 되는 법당에서 135명의 참가자들이 꼼짝도 아니하고 열심히 정진했다. 새삼 폴랜드 불자들의 큰 신심과 인내심에 놀랬다.

미국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미국이나 유럽 불자들은 이유가 많고, 좋고 싫은 것이 많고 단결심과 인내심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폴랜드 불자들은 이유가 전혀 없고 불평 불만도 전혀 없다. 순한 양떼들 같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 도와주고 밀어주고 그 많은 사람들이 한 가족같이 지내어 뜨거운 기운이 돈다.

그것은 아마도 대국사이에 끼어 항상 고통을 받으며 견디어 왔기 때문일까? 지금도  사회적․경제적․정치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피로도 볼 수 없다.  8일 용맹정진을 끝내고 9일은 일요일, 이 날은 수계식이 거행되었다. 19명이 법사 자격을 받고, 62명이 오계를 받아 불명을 받게 됐다. 모두 희망에 찬 얼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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