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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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
  • 관리자
  • 승인 2009.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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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청소년 상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주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가족으로부터도 영향을 받고, 친척, 친구, 학교 선생님으로부터도 영향을 받고, 읽었던 책이나 영화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한다.

  타고난 성품과 이러한 영향들이 모여 한 사람을 이룬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 개인이 살아 가면서 받는 영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으로부터 받는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가족이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촉하고 가장 장기간 같이 생활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어렸을 때 가족으로부터 받은 영향은 한 사람의 인격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형성하게 된다.

  정신의학에서는 대인관계의 기본적인 틀이 어렸을 때 가족 사이에서 형성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이 있고 서양에서도 ` 요람에서 흔드는 손이 세계를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가정에서 인격의 주된 부분이 형성되고 그것이 평생을 지속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가족으로부터 받는 영향이란 주로 부모에게서 받는 것이고 부모가 만드는 가정 분위기를 통해서 영향을 받는다. 가정 분위기란 정신적인 공기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아이들은 마시면서 자란다.

  공기가 맑고 신선할 수록 그 속에 사는 사람은 건강하다. 공기가 탁하고 오염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서서히 병들어 가듯이 가정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집안의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그 구성원들은 서서히 정신적으로 병들어 간다. 그 중에서도 저항력이 약한 아이들은 더욱 더 쉽게 병든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보면 환자들이 " 집에 들어가면 가슴이 답답해서 들어가기 싫다." 는 표현을 자주 쓴다. 마치 우리가 나쁜 유독한 공기를 억지로 마셔야 될 때 가슴이 답답한 것과 똑같다. 진료실에서 가끔 보는 가출 학생들은 하나 같이 ' 집이 싫다. 집의 분위기가 싫고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미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부모가 싸우고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아이들은 힘이 없고 안목이 좁기 때문에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속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아이는 공상 속으로 달아나 상상 속에서 사이가 좋은 부모를 새로 만들고 자기도 그런 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로 만들어 항상 그런 공상 속에서 산다. 또 어떤 아이는 원래 공부를 잘 했는데 부모가 자꾸 싸우자 `엄마, 아버지는 맨날 저렇게 싸우는데 내가 공부해서 뭘하겠나. 내가 자기들때문에 공부 못해야 정신 차리겠지.` 라고 생각하고 공부를 안하였는데 그 기간이 오래 되자 공부의 기초도 없어지고 공부하는 습관도 없어져 공부를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작년에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노래를 불러 크게 히트 친 여자 연예인이 신문 대담에서 어렸을 때 부모님이 너무 싸워 자신은 결혼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한 것을 봤는데 부모들이 싸울때 마음 속으로 ` 나는 커서 절대 이렇게 살지 않겠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았나 하고 추측된다. 그래서 나는 진료실에서 부모가 많이 싸우는 아이에게는 그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꼭 물어본다.

  가족으로부터 받는 영향 중에 형제 간에 받는 영향도 있지만 형제간에 대한 것도 부모의 영향으로 오는 것이 크므로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때 부모 사이 즉 부부간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부부 사이가 얼마나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가정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부부사이가 좋아서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클 수 있을까 이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부처님께서도 <선생경 (善生經)>이라는 경전에서 언급하고 계신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시고 있다. 먼저 남편이 아내에게 해야 할 도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 남편은 마땅히 다섯 가지로 아내를 공경하고 돌보며 편안케 하여야 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바른 마음으로 공경하며, 바른 믿음으로 공경하며, 뜻에 원한이 없으며, 다른 뜻을 두지 않으며, 옷과 먹을 것을 대주며, 가끔 패물. 보배 따위를 주는 것이니라."

  이어서 아내가 남편에게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보다 더 자세하게 말씀하신다. "아내는 마땅히 열네 가지로 남편을 섬겨야 하느니라. 그 열네 가지라 함은 살림살이를 잘 보살피며, 모든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며, 받고 주는 것을 자세히 하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 늦게 자며, 온갖 일을 다 배우며, 대문 안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남편이 돌아오거든 인사하고, 마음씨와 기분이 부드러우며, 말이 공손하며, 책상과 자리를 똑바로 놓고, 음식을 깨끗이 하며, 남 주기를 생각하고, 남편을 잘 봉양하는 것이니라."

  필자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문제를 가지고 진료실에 오더라도 결국은 이 문제로 귀착되는 것을 항상 보아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여 어떻게 하면 부부 사이가 좋을 수 있나를 항상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안 분위기이다. 집안 분위기가 어떠냐에 따라 가족 구성원이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모든 판단 기준은 집안 분의기 또는 부부 사이가 되어야 한다. 보통은 부부 당사자가 ` 나는 잘 하는데 저 사람이 잘못 한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고 부부 사이가 나쁘면 내가 잘 못한다고 판단해야 한다. 왜냐하면 설사 내가 맞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쓴것은 자기 잘못이기 대문이다.

  아무리 남자가 성인군자 같다 할지라도 부인이 아무런 신체적 질병이 없는데도 시들시들 생기가 없고 아이들이 즐겁지 못하고 기가 죽는다면 그 남자는 뭔가 잘못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자가 아무리 요조숙녀라 할지라도 남편이 기가 죽고 집안 분위기가 안좋으면 그 여자에게도 뭔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야 된다.

  잘못된 부부 사이, 집안 분위기를 바로 잡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눈앞의 배우자를 인정하고 그 사람과 더불어 어떻게 노력할 때 그렇게 되나를 진지하게 연구해야한다. 위에서 인용한 부처님의 말씀에도 상대방이 어느 정도 지키고 있나를 보기 보다는 내가 얼마나 지키고 있나를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어떻게 하겠다 라든가 내가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

  다툼이 있는 부부를 보면 항상 서로 받으려고 하는 데서 충돌한다. 부부 사이에는 먼저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기려고 하면 지고 지려고 하면 이긴다. 그래서 지는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시야를 넓혀서 나보다는 내 가족이 어떻게 되고 있나를 보고 성실하게 대책을 세울 때 집안 분위기는 좋아지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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