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로 쓰일 말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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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로 쓰일 말의 가르침
  • 관리자
  • 승인 2009.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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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라 이야기)

만일 제사를 올리지 않을 때에는 마을의 행복과 평화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전설이 오래 전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합니다. 그래서 온 마을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뒷산 양지바른 언덕에는 높이 쌓인 제단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버티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마을의 촌장이면 누구든지 아침 저녁으로 그 제단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제단에 제사를 올릴 때에는 살아 있는 말의 목을 베어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으로 올려야 했습니다. 물론 말을 고를 때에도 온 마을에서 제일 크고 기름진 말이 재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제사를 앞둔 일 주일 전부터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를 술렁거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무슨 명절이나 다가오는 것처럼 싱글벙글거리면서 마을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하고 주관하는 사람은 물론 촌장이 했습니다.

촌장은 각 가정에서 기르는 말들을 한 곳으로 모았습니다. 그리고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제사에 올릴 영광스런 말을 고르는 것입니다. 촌장이 손수 기른 말이 다른 말들보다도 유난하게 크고 포동포동 살이 쪘으며 눈이 부시도록 털끝이 반짝였습니다.

재물로 산 말의 목을...
마을사람들은 촌장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영광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제물로 뽑힌 말은 그날부터 더욱더 정중한 대우를 받으면서 제단으로 올라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잘생긴 미남 청년들이 맛있는 먹이를 날라다주고 털끝 하나하나를 어루만지면서 예쁘게 장식을 하게 됩니다.

몸에는 아주 잘 어울리는 비단으로 옷을 지어입히고 긴 목에는 향기 짙은 예쁜 꽃들로 꽃목거리를 해서 보기좋게 걸었습니다. 제사를 하루앞둔 날 밤 말을 곱게 길렀던 촌장은 말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동안 소중하게 길렀던 말이었기에 조용히 등이라도 한 번 쓰다듬고 싶은 마음에서 였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말은 아름다운 비단옷과 예쁜 장식을 걸고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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