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영화산책] 5 나 없는 내 인생 (My life withou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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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영화산책] 5 나 없는 내 인생 (My life without me)
  • 정미숙
  • 승인 2007.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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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픔들이 삶의 전부를 지배할 때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10가지

2003년 스페인의 여성 감독 이자벨 코이셋이 만든 <나 없는 내 인생>은 두 딸(4세, 6세)의 엄마이며 한 남자의 아내인 앤(23세)의 죽음을 통해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가치와 행복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친정어머니의 집 마당에 있는 컨테이너에 살며, 대학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는 앤은 어느 날 복통으로 쓰러져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자궁암 말기, 남은 시간은 고작 두 달이다. 가족들에게 전혀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죽음을 준비한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10가지 목록을 작성한다.

“아이들에게 수시로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아이들을 사랑해줄 새엄마 찾아주기, 아이들이 18세 될 때까지 생일 축하 메시지 녹음하기,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 면회 가기, 다른 남자와 사랑하는 것이 어떤지 알아보기, 누군가 날 사랑하게 만들기, 원 없이 담배 피고 술 마시기, 훼일베이(whalebay) 해변에 소풍 가기, 내 생각 거침없이 말하기, 인조 손톱 붙여 보기.”

앤은 차 안에서 딸들에게 들려줄 사랑의 메시지를 녹음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알려준 의사에게 그 녹음테이프를 맡기며, 매년 두 딸의 생일날 전달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교도소로 아버지를 면회 간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에게 아버지는 결코 친근한 인물이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아버지로부터 가족을 행복하게 못해줘서 미안하고, 사랑하면서도 자꾸 상처만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그녀가 선택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은 다른 남자와의 사랑을 현실로 옮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에서 그녀의 일탈은 물질적인 죽음의 한계를 넘어선 정신적인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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