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상징 봉암사 속살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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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상징 봉암사 속살을 들여다보다
  • 관리자
  • 승인 200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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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떠나는 산사여행 / 닫혀 있어 더 아름다운 문경 희양산 봉암사

큰 상징은 작은 상징을 낳고, 작은 상징은 큰 상징을 낳는다. 문경 희양산 봉암사는 그렇게 상징이 상징을 낳는 절집이다. 그리하여 그 상징들이 염주 알처럼 꿰어져 한국불교라는 또 하나의 큰 상징을 낳고 있다. 그러므로 봉암사에 가는 것은 잘 늙은 절집 하나를 더 둘러보기 위해 가는 시간 여행이 아니라 상징 속의 상징을 읽으러가는 상징 여행이다.

여기서 잠깐, 봉암사에 가면 반드시 읽고 와야 할 큰 상징 두 개가 있다.

첫째, 봉암사에 가면 남근(男根)이 몇 개나 있을까?

둘째, 다른 절에는 차고 넘치는 것이 이것인데, 유독 봉암사에만 없는 것이 무엇일까?

독자들에게 봉암사 여행을 함께하는 선물로 드리는 수수께끼다. 이 수수께끼를 한 생각에 풀 수 있는 독자라면 언제 어느 때고 봉암사의 속곳을 들여다봐도 좋을 것이다. 그 전에 봉암사가 먼저 스스로 제 속살 열고 독자 여러분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먼저 마음의 눈이 필요하다. 있는 것도 제대로 읽어낼 줄 모르는 색신(色身)의 눈으로는 봉암사의 진짜 맛을 하나도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당달봉사의 눈으로는 결코 봉암사의 깊은 맛과 상징을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겉눈으로 보는 봉암사는 마른 수수깡처럼 심심하고 심심하다. 대웅보전도 그저 그렇고 해우소도 그저 그렇고 산신각과 석탑과 부도비도 그저 그렇다. 소실과 중건을 거듭한 탓에 고색창연한 맛도 없다. 그러므로 그렇게 겉눈으로만 보고 금색전(대웅전)의 팔작지붕과 공포가 어떻고, 창살문양과 후불탱화가 어떻고, 보물이 몇 점 있고, 부처님의 수인이 무엇이고 하는 것은 눈 멀어도 한참 눈 먼 짓이다. 봉암사는 그런 색신의 눈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읽을 때 그 겉볼안까지 숭늉처럼 웅숭깊고 고소하게 맛볼 수 있는 절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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