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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12월이다. 이렇게 한 해가 또 가는가 보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그리고 장년은 노년으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소년이 성장하는 것이고 청년이 성장하는 것이라면 장년도 노년으로 노년은 죽음으로 내어닫는다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자기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세월과 함께 인생은 새로워지고 뒤바뀌고 그 사이에 애환을 가득 싣고 인생이 굴러간다.
지난 가을 단풍은 유난히도 아름다웠다. 서울 시내 포도 위를 뒹구는 플라타너스의 잎이 한낱 가을의 의미만을 담아오지 않았다. 푸른 하늘 시원스러이 솟아오른 포플라의 샛노란 숲은 너무도 화려했다. 타오르는 듯한 단품이 산중허리에서 내려 흐르고 하얀 안개는 그 사이를 소리 없이 몇 번이고 오락가락 했다. 이제 단품은 지고 잎도 앙상한 나무 위에 고요를 읊어댄다. 가시지 않은 봄의 발소리가 이렇게 고요로 한 해를 결산하는 것이 자연인가 보다. 그리고 이렇게도 한 해의 결산을 아름답게 매듭짓는 것이 자연인가 보다. 이 아름다움, 이 고요에서 또 새해의 아름다움을 가득 잉태하고 고요를 사는 것이 자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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